소녀상 세운 독일 카셀대 총학회장 "日, 역사 과오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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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안에 평화의 소녀상을 영구 설치하는 사업을 주도한 토비아스 슈누어 독일 카셀대 총학생회장은 8일(현지시간) 이 일을 시작한 배경을 묻는 말에 '역사적 과오에 대한 자기 비판'을 언급했다.
그는 "동료 학생들이 소녀상을 통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그동안의 편협한 시각을 넘어서 생각의 틀이 넓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일본 정부가 고작 소녀상 하나에 자제력을 잃는 것을 보면 실질적으로도 논쟁을 위한 가치는 확실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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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셀=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캠퍼스 안에 평화의 소녀상을 영구 설치하는 사업을 주도한 토비아스 슈누어 독일 카셀대 총학생회장은 8일(현지시간) 이 일을 시작한 배경을 묻는 말에 '역사적 과오에 대한 자기 비판'을 언급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보는 일본 정부의 시각을 잘 알고 있었다.
위안부 동원을 자인하지 않고, 공식적으로 부정하는 일본의 태도에 대해 그는 "일본은 고통스럽겠지만, 극우적 구조에서 벗어날 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사례에서 자부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국의 역사를 인정하고 역사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런 태도여야지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며 "항상 비판적으로 배후를 묻고 자국의 역사에 대해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비판적으로 인식한다면 역사적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테고 이로 인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누어 총학회장이 소녀상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 때문이었다고 한다.
"베를린의 소녀상을 2년 전 일본 정부가 철거하려고 강력하게 시도한 것을 계기로 소녀상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한 예술작품이 존재 자체만으로 이렇게 많은 주목을 받는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이후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시민사회의 운동과 소녀상, 식민주의에 관한 공부에 몰두했다.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은 침묵을 깨고 조직적으로 저항했고, 그 상징인 소녀상이 지금도 한국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가해자의 책임을 묻고 있다는 게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그는 지식에만 그치지 않고 행동하기로 했다.
총학생회 차원에서 소녀상의 캠퍼스 영구설치를 추진했고, 학생의회의 의결을 거쳐 대학에 통보했다. 대학 측은 소녀상을 학술적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영구설치를 승인했다.
그는 소녀상을 장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대학에 '캠퍼스에 소녀상을'이라는 후원회를 발족해 운영하고 위안부 피해나 성폭력을 주제로 학기별로 정치학이나 미학, 탈식민주의학 등 여러 학과와 연계해 학술행사나 전시회,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카셀대 캠퍼스의 소녀상은 학교 강의실에서 총학생회관으로 올 때 거쳐야 하는 길목의 양지에 자리 잡았다.
"총학생회관이나 그 뒤뜰에서 하는 각종 토론회나 행사, 파티, 콘서트에 참석하려면 소녀상을 반드시 지나치게 됩니다. 학생들이 오가다 걸음을 멈추고 비문을 읽어보면서 단 한 번이라도 그동안의 시각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동료 학생들이 소녀상을 통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그동안의 편협한 시각을 넘어서 생각의 틀이 넓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일본 정부가 고작 소녀상 하나에 자제력을 잃는 것을 보면 실질적으로도 논쟁을 위한 가치는 확실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셀대 캠퍼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침략자 독일의 군수공장 부지였다.
이런 이유로 독일의 식민주의를 반성하는 기념전시물을 캠퍼스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슈누어 총학회장은 소녀상 옆 의자에 조심스레 앉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소녀상은 이런 우리 캠퍼스에 완벽하게 어울리죠"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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