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너구리' 잇따르는 곤충·야생동물 출몰.."서식지 감소도 영향"

김다현 2022. 7. 1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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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서울 은평구 등 수도권 서북부 일대에 이른바 '사랑 벌레', 러브버그 떼가 출몰해 지방자치단체가 긴급 방역에 나섰죠.

긴 가뭄에 이은 장마 등 '이상 기후'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감소 탓도 크다고 합니다.

김다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죽은 벌레들로 바닥이 온통 시커멓습니다.

털파리 일종으로 최근 수도권 서북부에 창궐한 이른바 '사랑 벌레', 러브버그입니다.

봄여름 때마다 종종 나타나긴 했지만, 이번엔 규모가 전례가 없을 정도로 컸습니다.

[정문희 / 서울 갈현동 : 나는 모르고 입 벌리고 있었죠. 그것이 느닷없이 입속으로 들어가서 토했죠. 창문을 닫아놔도 떨어져 죽어있잖아요, 바닥에.]

주요 원인으론 '이상 기후'가 꼽힙니다.

러브버그는 번데기나 유충 상태로 겨울을 난 뒤 봄에 비가 올 때 성충이 되는데,

올봄엔 가물었던 날씨 탓에 성충이 되지 못하다가 수도권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한꺼번에 성충이 됐다는 겁니다.

[박정준 / 경상국립대 식물의학과 교수 : 장마가 이상하게 앞으로 당겨져서. 원래 봄에 어느 정도 수분이 있었을 때 나와야 하는 개체군들마저도 한 번에 튀어나오는 경향이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여기에 급격한 도시화로 서식지가 감소한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러브버그는 습한 산지에 주로 서식하는데, 최근 수도권 서북부 일대 산지 턱밑까지 아파트와 상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생활지역이 러브버그 서식지와 가까워졌단 겁니다.

[변혜우 /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 산과 사람들의 주거 지역 사이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털파리를 접할 수 있는 거리가 점점 더 짧아진 것 같아요.]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감소 문제는 곤충에만 국한된 게 아닙니다.

서울 도심에선 몇 해 전부터 너구리 떼도 심심찮게 출몰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산책롭니다.

최근 너구리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고 보금자리를 만들었는데, 종종 사람과 개를 물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너구리 서식지 역시 서울 외곽 하천과 산지인데, 대규모 택지 개발로 서식지가 줄어들자 도심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우동걸 / 국립생태원 선임연구원 : 원래 야생동물 서식하던 공간에 택지 개발이 이뤄지거나 도심이 확장되면서 기존의 서식지가 잠식되는 결과가 계속 나타나고 있고요.]

도심에 잇따르는 곤충과 야생동물들의 출현이 기후 변화와 급속한 도시화가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YTN 김다현입니다.

YTN 김다현 (dasam08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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