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수도권서 특히 늘어..낮 폭염 없는 열대야도 많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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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가 특히 수도권에서 빈번해지고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날 폭염을 동반치 않은 열대야'가 나타났을 때 기상을 분석해보니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가 수도권에 자리해 우리나라에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불어올 때가 많았다.
수도권에서 열대야와 '전날 폭염을 동반치 않은 열대야'가 늘어난 다른 원인으로는 '구름의 증가'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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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화로 인한 열섬효과도 영향..UNIST 차동현 교수 연구팀 분석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열대야가 특히 수도권에서 빈번해지고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낮은 매우 무덥지 않았는데 밤은 열대야인 사례도 늘었는데 온난화도 일부 원인인 것으로 추측된다.
열대야는 밤(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10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차동현 교수 연구팀이 수도권 열대야 발생 배경과 최근 변화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수도권은 열대야 빈도·지속기간·세기가 다른 지역보다 더 증가했다.
연구팀은 1979년부터 2018년까지 최저기온 관측자료를 분석했다.
수도권은 다른 지역에 견줘 열대야가 빈번했고 지속기간이 길었으며 강도도 높았다. 또한 열대야 빈도·지속기간·세기의 증가세가 다른 지역보다 셌다. 세기는 열대야가 발생할 날 최저기온에서 '열대야 기준'인 25도를 뺀 값을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낮엔 폭염이 아니었는데 열대야가 나타난 경우가 증가한 점이다.
서울에서 '전날 폭염을 동반치 않은 열대야'는 1979~1999년 총 80일에서 2000~2018년 총 134일로 67.5% 늘었다.
연구팀은 1993년을 기점으로 큰 상황변화가 있었다고 보고 수도권 '전날 폭염을 동반치 않은 열대야' 연평균 발생일을 산출했다.
그 결과 1979년부터 1993년까지 '전날 폭염을 동반치 않은 열대야' 연평균 발생일은 2.4일이었는데 1994년부터 2018년까지는 7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는 최근 북태평양고기압이 예전보다 북서쪽으로 더 확장하는 추세인 점이 꼽힌다.
'전날 폭염을 동반치 않은 열대야'가 나타났을 때 기상을 분석해보니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가 수도권에 자리해 우리나라에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불어올 때가 많았다.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전국적으로 때 이른 열대야가 이어진 원인도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부는 고온다습한 남서풍'이었다. 서울과 경기 수원시 등에서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6월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다.
수도권에서 열대야와 '전날 폭염을 동반치 않은 열대야'가 늘어난 다른 원인으로는 '구름의 증가'가 꼽힌다.
수도권에 '전날 폭염을 동반치 않은 열대야'가 발생했을 때 수도권을 비롯한 한반도 북부지역 상공에 평균적으로 구름양이 많았다.
수도권 '전날 폭염을 동반치 않은 열대야' 83%(211일 가운데 176일)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 사이 발생했는데 이맘때 운량이 증가해 '전날 폭염을 동반치 않은 열대야'가 나타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구름은 밤사이 최저기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구름은 낮 동안 햇볕이 내리쬐면서 지표면에 축적된 열이 대기권 밖으로 빠져나가는 '복사냉각'을 막는다. 이불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구름양은 서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늘어난 것으로 추측된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 바다 위 대기 중 수증기량도 늘어나 구름이 많아진다.
서해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968년 14.4도에서 2020년 15.3도로 올랐으며 2009년에는 16.3도를 기록한 바 있다.
차 교수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가 북서쪽으로 더 확장하는 추세는 기후변화 때문인지 자연적 변동인지 더 연구가 필요하다"라면서 "서해 해수면 온도 상승에는 온난화 영향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1990년대 이후 급격한 수도권 도시화도 열섬효과를 유발해 열대야를 늘렸을 수 있다"라면서 "다른 지역보다 수도권에서 열대야가 유의미하고 강하게 증가한 이유를 찾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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