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애경 '히말라야 소금치약 갈등'..1심 "모방 아니다"

기사내용 요약
제품 출시 4년…"차이점 많다" 1심 판단
"산맥·색감은 원료 생산지 표현에 불과"
"파스텔톤은 2016년부터 업계서 유행"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애경산업의 소금치약이 LG생활건강의 디자인을 모방하지 않았다는 1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018년 출시 이후 '치약전쟁'으로 불리던 갈등의 1차전이 LG생활건강의 패소로 마무리 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부장판사 이영광)는 LG생활건강이 애경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24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LG생활건강과 애경은 2018년 3~4월 사이 한 달 차이로 히말라야 소금이 담긴 치약을 잇따라 출시했다. LG생활건강이 먼저 히말라야 핑크솔트 치약을 출시했고, 애경은 2080 퓨어솔트 치약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LG생활건강은 애경의 소금치약 디자인이 자신들의 상품을 모방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애경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2020년 5월 애경 관계자들을 혐의없음 처분했다. 독자적으로 디자인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다.

치약 갈등은 민사 소송으로도 번졌다. LG생활건강이 2020년 10월 애경을 상대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근거로 한 2억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심 법원은 LG생활건강과 애경의 치약 사이에 유사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봤다. 다만 차이점도 다수 있고, 유사점 역시 LG생활건강이 독점적으로 사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치약의 포장 디자인을 애경이 모방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로 좁혀졌다. 고객들에게 전시될 때 치약 본체가 아닌 포장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두 상품 포장 사이에 (히말라야) 산맥의 존재나 파스텔톤의 색감을 사용하는 일부 유사점이 있지만, 여러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산맥 부분이나 파스텔톤 색감은 히말라야 핑크솔트라는 원료의 생산지 및 명칭, 특성을 표현한 것에 불과해 LG생활건강이 이를 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2016년 미국 컬러전문기업 펜톤에서 올해의 색상으로 파스텔톤 핑크와 블루를 선정한 이후 이 색상 조합이 디자인업계에서 유행했다. 일부 유사점만으로 애경이 디자인을 모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LG생활건강 측 대리인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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