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겨울' 전망에도 웨이퍼업계는 증설 경쟁..이유는?
증설 물량 일찍이 장기계약 마쳐..장기적으론 반도체 출하량 우상향 전망
(서울=뉴스1) 노우리 기자 = 최근 불거진 ‘반도체 겨울’ 전망에도 반도체의 주요 소재인 웨이퍼 업체들은 공격적인 증설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안정적인 웨이퍼 공급을 위해 증설 물량에 대한 장기 계약을 일찍이 체결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자율주행차·5G 범용화를 바탕으로 한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제가 여전하다는 점도 또다른 이유다.
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세계 웨이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5개 업체(신에츠·섬코·글로벌 웨이퍼스·실트로닉·SK실트론)는 신공장 증설과 기존 공장 생산능력(CAPA) 증가를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현재 일본 기업인 신에츠와 섬코가 각각 30%와 25%의 점유율로 글로벌 웨이퍼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고, SK실트론(18%), 실트로닉(14%, 독일), 글로벌 웨이퍼스(11%, 대만)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글로벌 웨이퍼스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셔먼에 50억달러(약 6조4300억원) 규모 실리콘 웨이퍼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월간 기준 12인치(300mm) 웨이퍼 120만장 규모다. 11월 이전 착공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국내 웨이퍼 제조기업인 SK실트론도 올해 초 1조원 규모의 구미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상반기에 기반 작업 등 기초 공사가 시작됐고, 2024년 완공될 예정이다. 업계 2위인 섬코는 지난해 9월 말 2조4000억원 규모의 신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올해 하반기 양산에 들어간다.
최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비용 상승 등으로 IT 기기 출하량이 줄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이지만, 웨이퍼 업계는 예정대로 증설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는 우선 웨이퍼 공장 증설을 결정한 각 업체가 완공 이후 투자 비용을 다 상쇄할 만한 규모의 장기공급계약을 일찍이 마쳤기 때문이다. 2017년 반도체 시장 초호황 시기 증설에 나섰다가 2018년 말 공급과잉 사태에 직면했던 웨이퍼 업계가 과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일종의 '안전 장치'를 마련해둔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계약은 통상 3~5년치 물량을 미리 잡아놓는 것을 뜻한다”며 “초반 물량은 계약이 이미 완료됐기 때문에 시황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안정적인 상황에서 증설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업체들의 재무 상황에서도 감지된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중 SK실트론으로 유입되는 선수금이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사들이 장기공급계약에 따라 미리 지급한 일정 수준의 금액으로 1조원 규모의 구미 공장 증설 투자액을 상당 부분 메꿀 수 있을 정도다. 웨이퍼 업체 중 가장 먼저 증설을 결정한 섬코는 투자 계획을 밝히며 아예 5년치 증설분에 대한 공급계약을 다 마쳤다는 점을 공개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 및 가격 하락은 일시적 현상이고 전반적인 반도체 수요는 견고할 것이라는 전제가 아직 공고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도체 제조 측면에선 칩을 옆이나 위로 쌓는 적층 기술이 늘어난 데다, 첨단 공정 전환(마이그레이션) 한계로 인해 필요한 웨이퍼 양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요 측면에선 자율주행차·5G·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장으로 기기당 반도체 탑재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026년까지 웨이퍼 공급난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는데, 현재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 하락이 이를 뒤엎을 정도로 센 강도는 아니다"며 "오히려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적기에 웨이퍼를 공급받기 위해 안정적인 조달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2024년 웨이퍼 출하량이 160억 3700만제곱인치로 지난해(139억 9800만제곱인치) 대비 8%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we122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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