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도 금리 5% 넘봐.. 서민 금리 부담 커진다
보금자리론 판매 실적 감소세
서민용 정책모기지 ‘보금자리론’마저 금리가 5%에 육박하며 서민 빚 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국고채 금리 인상분을 오롯이 차주에게 전가하지 않도록 금리 조정을 하고 있지만, 기준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서민의 대출 상환 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주금공에 따르면 7월 보금자리론 금리는 4.5~4.85%를 기록했다. 보금자리론은 집값 6억원 이하, 연소득 7000만원(신혼부부 기준 8500만원) 이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이다.
u-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60%(만기 10년)에서 4.85%(40년)가 적용된다. 전자약정 등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아낌e-보금자리론은 이보다 0.1%포인트 낮은 연 4.50%(10년)에서 4.75%(40년)의 금리를 기록했다.
보금자리론 금리가 상승하는 배경에는 금리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최근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채 5년물은 올 초 2%대를 유지했으나 최근 들어 3%대로 올랐다.
주금공은 보금자리론 금리 결정 시 국고채 금리 상승분의 반영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금리 인상폭을 조절하고 있으나, 상승세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한국은행이 이달 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여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보금자리론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급등해 상당한 수준의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그렇지만 정부의 민생안정 정책 기조와 높은 물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산층·서민의 주거비용 부담을 고려해 금리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금자리론마저 연이율이 5%를 넘보면서 상대적으로 싼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정책금융 상품의 이점도 사라지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당정의 비판에 주담대 금리를 인하하고 있어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의 금리 차이가 줄어들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 연간 금리 5%를 초과하는 주담대 고객의 금리를 5%로 일괄 감면해 1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주담대 금리 상단을 연 7%에서 5%대로 2%포인트 가까이 인하했다.
물론 보금자리론이 이달부터 강화된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되지 않는 대출이라는 이점이 있고, 차주의 신용도에 따라 민간은행에서 더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규 차주가 이전만큼 민간금융에 비해 정책금융을 통해 낮은 이자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을 체감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금리 상승에 부동산 경기까지 악화되면서 보금자리론의 판매 실적은 급감했다. 올해 5월 기준 보금자리론 판매 실적은 88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6% 급감했다.
그렇다고 해서 주금공이 시중은행과 같이 금리를 조정할 여력은 크지 않다. 이미 보금자리론 금리 인상폭을 조절해온 상황에서 금리를 더 인하한다면 적자를 내며 ‘밑지는 장사’를 하는 꼴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주금공은 이달부터 소득이 적은 청년층의 대출 초기 상환 부담을 덜기 위해 40년 만기 보금자리론에 체증식 상환방식도 도입하는 등 빚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일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설정된 상품인 터라 전체적인 대출 부담이 줄어든다고는 볼 수 없다. 체증식 상환방식은 대출 초기에는 상환액이 적고 시간이 지날수록 상환액이 증가한다.
주금공 관계자는 “그동안 국고채 금리 상승분을 다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금자리론 금리 인상을 최소화해왔다”며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금리 상황을 지켜본 후 (금리 조정폭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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