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만 남은 이재명..몸집 불려가는 친명계
[앵커]
90년대 학번·70년대생 의원 다수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뛰어들면서 8·28 전대는 97그룹 대 이재명 대진표로 사실상 굳어졌습니다.
이재명 의원도 오는 17일쯤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어서 민주당 주류 세력 재편을 둘러싼 당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권민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른바 '양강, 양박' 출마 러시가 마무리되면서 97 주자는 일제히 전당대회 레이스 출발선에 섰습니다.
세대 교체와 민생 개혁을 기치로 저마다 새로운 민주당을 외치며 뚜렷한 반 이재명 전선을 형성했습니다.
[강병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4일, YTN 출연) :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자. 새로운 인물들이 나와서 혁신과 통합을 얘기해야 국민에게 설득력이 있지….]
[강훈식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7일, YTN 출연) : 저는 민주당의 역할은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 문제에 착실하게 기인한, 쓸모 있는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97 대 이재명이란 다중·1강 대결 구도를 압축 반전할 단일화 카드도 일찌감치 꺼내 보이며 전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5일, YTN 출연) : 폭풍전야의 민주당을 그야말로 태풍 속으로 끌고 들어가서, 민심 한복판으로 끌고 들어가기 위해서 97세대 간에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저는 할 생각이 있습니다.]
[박주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8일) : 이후에 진행 과정이나 이런 것들을 보면서 얼마든지 (단일화) 얘기는 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정도로만 일단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에 맞서 당 내부 인사를 두루 만나며 사전 정지작업에 주력해온 이재명 의원은 사실상 출사표만 남겨뒀습니다.
출마 선언문 검토를 비롯한 실무 작업을 이번 주 마무리하고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17일쯤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5일) : (전당대회 말씀이나 이런 것들 혹시, 결정 내리신 게 있으신지.) …….]
여기에 여론조사 30% 반영 안이 경선 규칙으로 관철되고, 당 대표 견제 장치로 검토된 최고위원 권한 강화 방안도 무산된 건, 정치적 동반 그룹인 친명계의 달라진 위상의 방증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친명계 중심 기자회견에 원조 친명계뿐 아니라 60여 명이 동참하며 당내 세력 재편의 단면을 내보였습니다.
[조응천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7일, MBC 라디오) : (회견 동참이) 처음에는 서른몇 명이었는데, 육십몇 명까지 된 거는 이렇게 말씀드리면 참 민망합니다만 다음 선거 의식한, 공천을 의식한 분들도 상당히 거기에 가담하지 않았을까.]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란 '어대명' 기류가 한층 강해졌지만,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우원식 의원은 계파 갈등과 사법 리스크 부각을 우려해 이 의원을 만류했다며, 친명계 내부 이견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취임 두 달밖에 안 된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고 이준석 대표 중징계 사태로 여권이 자중지란에 빠지면서, 민주당엔 예상보다 일찍 존재감을 회복할 기회가 찾아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도 당 대표 시절 집요한 친문 패권주의 공세에 시달리며 분당을 막지 못하는 등 안팎으로 크게 흔들렸던 만큼,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의 리더십이 조기에 시험대에 올랐을 경우 정치적 득실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엇갈립니다.
YTN 권민석입니다.
YTN 권민석 (minseok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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