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시킨 직원 정상근무 둔갑..억대 보조금 편취 학교 이사장 집유

기사내용 요약
이시장 갑질에 행정실 직원, 7년 3개월 동안 허드렛일
법인 운영 고등학교 행정실장은 벌금 1000만 원 선고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7년 3개월 동안 자신의 어머니 집에 행정실 직원을 보내 허드렛일시켜놓고 행정 업무를 정상적으로 한 것처럼 꾸며 지방보조금을 편취한 학교법인 이사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8단독 박상수 부장판사는 지방재정법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학교법인 이사장 A(62)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장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고등학교(법인 운영) 행정실장 B(61)씨에게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A·B씨는 2014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광주 남구 모 고등학교 행정실에서 일하지 않은 C씨가 시설 관리·환경 미화 등 행정 업무를 보조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시교육청으로부터 지방보조금 2억 9670만 원을 빼앗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같은 기간 어머니(법인 이사)의 건강이 나빠지자 행정실 직원이었던 C씨를 어머니 자택으로 보내 C씨에게 각종 집안일과 심부름(운전·마트·은행·병원·홈쇼핑 결제·관리비 납부 등)을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처럼 C씨에게 사적인 일을 시켜놓고 C씨가 행정실에서 정상 근무한 것처럼 교육청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장은 "A·B씨는 지방보조금을 편취, 국민 조세 부담을 가중했다. 범행 기간·횟수, 편취 금액의 규모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 특히 A씨는 이사장으로서 보조금 부정 수령에 대한 최종 의사 결정권자였을 뿐만 아니라 범행 가담 정도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 수령한 보조금이 C씨의 급여와 상여금 명목으로 지급됐다가 모두 환수된 점, B씨는 A씨에 비해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한 점, A·B씨 모두 잘못을 반성하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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