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데이 '尹정부 레임덕' 거론.."이리 훌륭한 사람 봤나" 민심이반
동아일보 지지율 37% "심각한 위기신호"
음주운전성희롱 전력 인사에 보수층도 폭발 "자업자득" "김건희 행보"
조중동 사설 칼럼 혹독한 비판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 보다 높게 뒤바뀌는 현상)를 넘어 40% 선까지 무너지자 조중동도 한 목소리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중앙일보 계열사인 중앙선데이에서는 정권 초기 레임덕에 빠질 우려가 있다면서 레임덕을 처음 거론해 주목된다.
조중동도 역시 가장 큰 원인을 인사문제로 꼽았다. 음주운전에 성희롱 전력이 있는 인사를 장관에 앉혀놓고도 윤 대통령이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비아냥대듯 반문한 것이 민심이반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주말판으로 발행되는 중앙선데이의 9일자에 실린 '[선데이 칼럼]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는 소리'에서 한경환 총괄 에디터는 한국갤럽의 전날 여론 조사 결과 긍정 평가 37%, 부정 평가 49%가 나온 점을 두고 “이 같은 결과는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에디터는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이라는 소리를 듣는 일방통행식 인사를 강행하고, 고물가와 원자재 수급난, 고금리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민첩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의 행보는 끊임없는 잡음을 불러일으켜 지지율을 갉아먹는 데 최적의 소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에디터는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브리핑은 처음엔 참신하게 받아들여졌으나 갈수록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점수를 까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그런데도 지지율 하락에 '유념치 않았다, 별로 의미가 없다'고 한 점을 들어 “과연 그럴까. 여기저기서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는데도 초연하게 마이웨이만을 고집할 수 있을까”라며 “소신 있는 행동일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독단적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에디터는 “총선이 비록 2년 뒤이긴 하지만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그사이 여론의 붕괴를 되돌릴 수 있을까”라며 “취임 초기부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레임덕에 빠질 우려도 충분히 있다”고 비판했다. 보수 매체에서 레임덕 우려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만 중앙일보 논설위원도 8일 저녁 방송한 동영상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민심 이반 요인을 분석했다. 윤 위원은 사설 '“이리 훌륭한 사람 봤나” 민심 이반 부른 대통령 인식'라는 영상 사설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5일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전 정권에서 지명된 사람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해보세요”라고 한 대목을 꼽았다. 그는 이를 두고 “인사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반응은 안타깝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은 “정권이 출범한지 두 달이 지났지만 인사 논란은 계속 되고 있다”며 “임명을 강행한 장관도 여럿입니다. 국민은 대통령으로부터 진솔한 설명을 듣고 싶어 한다. 단순히 지난 정권보다 낫다는 식으로 넘어가선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지지율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지난 4일 윤 대통령의 발언에도 윤석만 위원은 “현재 나타난 민심의 이반엔 분명한 이유가 있다”며 “핵심 요인은 인사 문제였다. 독단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윤 위원은 만취 운전과 논문 표절 의혹을 받은 박순애 장관에게 '언론과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았다'고 한 윤 대통령 언급에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문회 때 시달린 사람이 일을 잘 한다'고 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지지율에 집착해서도 안되지만 민심의 경고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심을 이기는 정치인은 없”다고 조언했다.
연일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는 동아일보도 한국 갤럽의 윤 대통령 지지율 37% 조사결과에도 강하게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취임 두 달 만에 尹지지율 30%대… 경고등 켜진 국정운영'에서 “현 정부와 여당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위기가 밀려 들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응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통행식 인사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고,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지명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회견 발언도 지적했다. 인사검증 실패 지적에 '빈틈없이 발탁했다고 자부하고, 전 정부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라고 했고, 검찰 출신 편중 인사 우려엔 '법조인이 폭넓게 정·관계에 진출하는 게 법치국가'라고 강변하는가 하면, 주 52시간 근로제 등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혼선을 초래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동아일보는 “불과 취임 두 달 만에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것은 심각한 위기신호가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 신문은 지지율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안이하다고도 지적했다.
조선일보도 9일자 기사 '尹지지율 37%, 與는 41%... 지지층이 흔들린다'에서 대통령실의 한 인사가 “대통령의 일부 발언과 태도가 부정 평가를 키운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한 여권 관계자가 “인사 실패 사례에 대한 성찰 메시지를 기대한 국민에게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오히려 화를 내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도 같은 날짜 사설 '윤 대통령 지지율 30%대 추락, 민심의 경고 무겁게 새겨야'에서 “지지율 급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인사 문제가 지목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인사 원칙으로 '능력주의'를 내세웠지만 실제 인사는 '검찰 편중' '사적 지인 중용' '부적격 인사 임명 강행' 등으로 귀결됐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최근 이원모 대통령 비서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신아무개씨가 민간인 신분으로 윤 대통령 부부의 나토 정상회의 일정에 동행하고 전용기에 탑승한 점을 두고 “'비선 보좌' 논란이 제기됐다”고 했고, “윤 대통령의 친·인척 최모씨가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으로 재직 중”인 사실도 언급했다.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이 8일 도어스테핑에서 친인척 근무에 대한 질문에 “열심히 함께 선거운동을 해온 동지”라고 답했고, 신씨의 비선 보좌 논란엔 “이미 대변인이 말씀드린 것 같다”고만 답한 내용을 들어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음에도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기는커녕 '내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썼다.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은 민심의 경고를 무겁게 새기고, 인사 문제 등 국정 운영 기조를 성찰해야 한다”며 “국민보다 옳다는 독선, 국민을 이기려는 오만을 버리지 않고는 위기에서 탈출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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