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전세 내고 알 낳은 꿩.. "어떻게 됐냐면요"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주시 한림읍에서 호박을 재배하는 농부 조 모씨는 지난달 이곳에서 꿩을 발견했습니다.
사람을 발견하고도 꿩이 달아나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조씨는 꿩이 그곳에 10개의 알을 낳았음을 확인했습니다.
조씨는 이후 가급적 알이 있는 곳은 가급적 피하면서도 조심스럽게 꿩과 알들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조씨는 "아침 저녁으로 멀찍이서 살펴봤는데 꿩은 20일 넘게 어디 가지 않고 알을 품고 있었다"며 "동물이지만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농부와 공생 속에 부화 성공
"사람 간섭 없이 그대로 둬야"
제주시 한림읍에서 호박을 재배하는 농부 조 모씨는 지난달 이곳에서 꿩을 발견했습니다.
사람을 발견하고도 꿩이 달아나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조씨는 꿩이 그곳에 10개의 알을 낳았음을 확인했습니다.
꿩의 산란기는 4월 하순에서 6월까지인데, 보통 10개 안팎의 알을 낳는데, 개나 고양이 등 천적을 피하다보니 사람이 있는 텃밭까지 오게된 겁니다.
조씨는 이후 가급적 알이 있는 곳은 가급적 피하면서도 조심스럽게 꿩과 알들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혹시 모를 개나 고양이를 살피며, 동물들이 오지 못하도록 주변 정리도 깔끔하게 해뒀습니다.
장마가 예보됐거나 폭염이 이어질 때는 조마조마했지만, 꿩은 변함없이 텃밭 한 구석에서 여전히 알을 품고 있었습니다.
조씨는 "아침 저녁으로 멀찍이서 살펴봤는데 꿩은 20일 넘게 어디 가지 않고 알을 품고 있었다"며 "동물이지만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 지난 7일 제주시 한림읍에서는 선박 화재가 발생해 조용하던 온 마을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조씨 역시 발을 동동 구르며 진화 작업을 지켜봤고, 그렇게 정신 없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오후 늦게 텃밭으로 돌아온 조씨는 꿩부터 살폈지만 꿩은 이미 텃밭을 떠난 뒤였습니다.
꿩이 있던 자리에는 무정란 1개를 뺀, 부화에 성공한 나머지 알 껍질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꿩은 오리처럼 조성성이라 알에서 태어나자마자 바로 움직일 수 있어 새끼의 깃털만 마르면 바로 다른 곳으로 떠납니다.
조씨는 "꿩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전날 오후니 아마 오후 늦게나 다음날 오전 중 새끼가 태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며 "태어나는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쉽지만 알 껍질만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을 보니 무사히 부화해 떠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습니다.
강창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장은 "꿩이 도망가지 않고 같은 장소에서 부화에 성공했다는 것은 그곳이 안전하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사람이 있는 곳에 새가 둥지를 틀거나, 이번 사례처럼 알을 낳는 일이 있을텐데, 사람이 간섭을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 지회장은 "가끔 새의 둥지가 비에 젖는다고 우산을 씌워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천적이 눈치를 챌 여지가 있다"며 "절대 올바른 행동이 아니며 자연은 자연 상태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다"고 당부했습니다.
또 "다시 알을 낳게 될 때 같은 장소로 돌아올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