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충격이 컸으면"..아들 사망 소식에 94세 아베 모친 '정신착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현지시간) 유세 중 총을 맞아 사망했다는 소식에 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아베 전 총리의 아내인 아키에 여사가 남편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의 어머니 기시 요코(94) 여사는 아들의 총격 소식에 정신 착란 증세를 보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9일 일본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한 익명의 자민당 의원은 "걱정스러운 것은 94세가 된 아베 전 총리의 어머니 요코씨 심경"이라며 "관계자에 따르면 착란 증세를 보였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요코 여사는 일본의 정치 거물로 일컬어지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딸이다.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과 1951년 결혼해 슬하 3남을 두었다. 아베 전 총리는 요코 여사의 둘째 아들이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14일 요코 여사의 94번째 생일을 맞아 도쿄 자택에서 형제들과 함께 축하 파티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요코 여사의 장남 아베 히로노부 미쓰비시상사 임원과 외가에 양자로 보내진 삼남 기시 노부오 방위상 가족도 참석했다.
아베 전 총리의 가족들은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는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소식을 듣고 오후 12시25분께 황급히 차를 타고 도쿄 시부야의 자택에서 사건이 발생한 나라현으로 출발했다. 아베 전 총리는 부인이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호원들에게 둘러 쌓인 아키에 여사는 양손에 여행 가방을 든 채 고개를 숙였다.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방위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총격은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 행위"라며 "용의자 배경이 어떻든 간에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아베 전 총리는 전날 오전 나라(奈良)현에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가두 유세를 하던 도중 용의자가 쏜 총을 맞고 쓰러졌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후 5시3분께 사망했다. 사인은 과다 출혈이었다.
아베 전 총리에게 총을 겨눈 야마가미 테츠야(41)는 살인 미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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