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자리에 알맞은 사람 쓰는 것"

조병욱 2022. 7. 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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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의 가장 큰 원칙은 그 자리에 가장 알맞은 사람을 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 교수는 "공공의 영역은 결국 '타인의 삶'을 책임지는 자리"라며 "임명권자는 그 무거움을 알고 사람을 임명하고, 공직자도 이를 유념하고 자리를 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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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호 상명대 행정학부 교수
기관장 몇 달 공백 땐 대행체제가 적절
권익위는 외압 막는 자리.. 임기 보장을
KDI는 정책판단 중요.. 임명권자 따라야

“인사의 가장 큰 원칙은 그 자리에 가장 알맞은 사람을 쓰는 것이다.”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을 지낸 오성호(사진) 상명대 행정학부 교수는 8일 세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공기관장 인사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오 교수는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과 서울시 인사위원, 공공기관 경영평가 위원 및 면접 위원 등을 지낸 국내 행정분야 인사 전문가다.

오 교수는 “사람을 임명할 때는 사람이 좋으냐 나쁘냐만 볼 것이 아니라 자리가 요구하는 자질이 무엇이냐를 잘 따져봐야 한다”며 “임명할 때도, 반대할 때도 이 기본적인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기관의 ‘알박기 인사’와 ‘찍어내기 문제’에 대해 “현행 공공기관장 임기 3년이나 이사·감사의 임기 2년은 적당해 보인다. 다만 다음 정부 출범을 몇 달 앞두고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백이 생겼다고 무조건 채워 넣기보다는 대행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고 했다.

또 “임명권자가 전문가를 쓰는 것 못지않게 충성스러운 사람을 쓰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정책결정권자가 정책을 추진할 때 결국 혼자 힘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과 뜻을 같이하고 실천해줄 사람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은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쓰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오 교수는 인사에 따라 정권의 성공 여부도 결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인사에서 ‘능력’과 ‘충성도’는 중요한 양대 기둥”이라며 “충성만 따지면 문제가 되겠지만, 유능을 겸비하면 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입장에서 유능하지만 덜 충성스러운 사람과 충성스럽지만 덜 유능한 사람 중에 누구를 뽑을지를 묻는다면, 전자를 추천한다”며 “과거 성공한 지도자를 보면 유능하지만 덜 충성스러운 사람을 쓰면서 그 사람을 충성스러운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권익위원장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에 대해 오 교수는 각기 다른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임기제 공무원을 두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굉장히 중립적으로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외압으로부터도 자유롭도록 막아주는 것”이라며 “또 다른 이유는 잦은 평가를 하게 되면 업무에 집중해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임기를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권익위원장은 외압을 막기 위한 자리기 때문에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 다만 KDI 원장은 정책적 판단이 크게 작용하는 자리이고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보좌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임명권자가 바뀌면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오 교수는 “공공의 영역은 결국 ‘타인의 삶’을 책임지는 자리”라며 “임명권자는 그 무거움을 알고 사람을 임명하고, 공직자도 이를 유념하고 자리를 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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