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다르다고 비난 안돼".. 박지현 향한 공격에 한목소리 낸 민주당

박지원 2022. 7. 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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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비대위장 '집 앞 방송' 유튜버에
이재명·97그룹 등 계파·세대 뛰어넘어
"엄중 사안.. 사이버불링 중단" 한목소리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도를 넘은 비난과 공격에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한뜻으로 “폭력 행위를 멈추라”는 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의원은 “박 위원장은 당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감쌌고 ‘97(90년대 학번·70년대생)’ 세대 당권 주자들도 여성 청년 정치인에 대한 폭력 중단을 촉구했다.

8일 민주당은 강성당원으로 알려진 한 남성 유튜버가 박 전 위원장의 자택 앞에 찾아가 비난 방송을 한 사건을 당 윤리감찰단에 회부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이날 회의에서 해당 사건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당 차원에서의 관련한 진상조사와 적절한 대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이 사안을 윤리감찰단에 회부하려 한다”며 “우리 당은 특정인에 대한 폭력 또는 혐오 공격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원칙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사이버 공격과 범죄, 특정인 신상털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사안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는 계파와 성별, 세대를 막론하고 박 전 위원장을 향한 폭력적이고 위협적인 행위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재명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많은 가능성을 가진 우리 당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공격 자제를 당부했다. 이 의원은 “제 동지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생각이 다르다고, 기대와 다르다고 비난하고 억압하는 것은 이재명과 동지들의 방식이 아니다”라며 “경청과 존중, 사실에 기초한 품격있는 반론이 다름을 인정하고 동료로 함께 가는 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난과 억압은 민주당의 언어가 아니다”라며 “다른 점을 찾기보다 같은 점을 찾으려 노력하면 좋겠다. 우리 안에서의 차이가 아무리 큰들 상대와의 차이만큼 크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의원. 연합뉴스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97세대 의원들도 폭력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병원 의원은 “이것은 민주주의도, 표현의 자유도, 정당한 정치적 의사 표현도 아니다”라며 “이견을 용납하지 않는 반민주주의적 폭력이자 여성의 안전에 대한 위협이다.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강훈식 의원도 “도를 지나친 행위”라며 “좌표 찍기, 집단 괴롭힘, 스토킹과 같은 폭력 행위는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 여성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불안을 느껴야 한다면 여성들의 정치참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여성 정치인을 향한 사이버불링과 각종 폭력을 즉각 중단해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SK(정세균)계’인 이원욱 의원은 그간 온라인 폭력을 방기해온 당의 자성과 변화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신상털기, 집 주소 공개, 집 앞에서 일종의 사이버 협박을 일삼아온 동작 권리당원 모씨의 행동은 명백히 범죄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이러한 폭력은 그동안 민주당이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사이버상의 지나친 비난을 방기해온 결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축적된 비난이 사이버폭력의 성을 만들었다. 저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막아내지 못한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이번 사안을 엄중히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 의원들도 잇달아 목소리를 냈다. 첫 여성 국회부의장을 지낸 김상희 의원은 SNS에 글을 올리고 “한 남성 유튜버는 집 앞까지 찾아가 1시간가량 공개 스트리밍 방송을 했다니 이 정도면 박 전 위원장은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지 않았겠냐”며 “이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다. 박 전 위원장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권인숙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행보와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보인 정치 행위와 발언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가질 수 있다. 저 역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꽤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여성 청년 정치인에 대한 도를 넘는 비난과 사생활 침해, 신체적·정신적 위해를 가하는 협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되며, 용인돼서도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남인순 의원도 “박 전 위원장의 행보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도 넘은 폭력과 스토킹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박 전 위원장을 영입한 민주당은 이 상황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원내대변인인 이수진 의원 역시 “악의적 트집 잡기는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명백한 폭력이고 집 앞까지 와서 비난 방송을 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폭력”이라며 “폭력은 민주당의 정치문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여성 정치인이 폭력과 안전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정치적 활동을 위협받는 상황은 정치에 참여할 의지를 가진 여성들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이는 여성 리더십 확대를 저해하고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을 지연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도 “최근 박 전 위원장이 겪은 일은 도 넘은 폭력”이라며 “윤리감찰단이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해, 엄정하게 사안을 살펴 단호히 조치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성과 포용성의 공존이 민주당의 가치다. 박 전 위원장을 향한 도 넘은 공격과 폭력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자신을 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 유튜버가 박 전 위원장 자택 앞에 찾아가 박 전 위원장을 비난하는 방송을 해 논란이 됐다. 해당 방송을 두고 박 전 위원장이 신변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폭력적인 행동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한 남성 유튜버가 제가 사는 집이라며, 어떤 주택 앞에 서서 1시간가량 저를 비난하는 공개 스트리밍 방송을 했다”며 “지난 6월2일 비대위원장을 사퇴하던 날에도, 한 유튜버가 차량으로 제 뒤를 쫓으며 공개 스트리밍 방송을 한 적이 있었다. 그날 저는 곧장 귀가하지 못하고 한참 동안 서울 시내를 돌아다녀야 했다”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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