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57조원 규모 트위터 인수계약 파기..트위터 "소송할 것"

머스크 "트위터, 계약상 의무 준수 안 해"
트위터 "합의한 대로 거래해야"

(시사저널=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8일(현지 시각) 트위터 인수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로이터연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끝내 57조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8일(현지 시각)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인수계약 조건의 중대한 위반'을 사유로 거래를 종료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트위터에 발송했다. 인수계약 체결 두 달여 만의 파기 선언이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계약상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머스크 측 변호인단은 트위터에 가짜 계정 등 회사의 사업 실적에 중요한 정보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트위터가 정보 제공을 하지 않거나 거절했다며, "트위터는 인수 합의의 여러 조항에서 중대한 위반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위터가 합의서에 거짓되고 오해되는 내용을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 파기의 책임을 트위터에 돌렸다.

트위터는 이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브렛 테일러 트위터 이사회 의장은 "머스크와 합의한 가격과 조건으로 거래를 종료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인수 합의를 강제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가 (소송에서)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 부호 머스크는 앞서 지난 4월 말 440억 달러(57조2000억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디지털 마을 광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그는 5월 중순 돌연 트위터의 가짜계정 현황을 문제 삼으며 계약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위터는 전체 계정 중 가짜계정 비율이 5% 미만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머스크는 이를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라고 트위터를 압박해 왔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철회한다면 계약 조건에 따라 10억 달러(1조3000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다만 위약금과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머스크가 인수자금 조달에 실패하거나 규제 당국이 인수를 막았을 때 위약금을 내야 한다며, 머스크가 스스로 파기 선언을 할 경우 위약금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인수가를 낮추기 위해 계약 파기를 위협하는 전략을 쓰고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머스크가 계약 당시 트위터에 제시한 인수 가격은 주당 54.20달러로, 이날 트위터 종가인 36.81달러보다 32% 높은 수준이다. 한편 트위터 주가는 계약 파기 소식이 전해진 뒤 시간외거래에서 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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