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50억 퇴직금 “일체 못 들어”… 檢 “입출금 전후해 수차례 통화”[법조 Zoom In/대장동 재판 따라잡기]
김태성 기자 2022. 7. 9. 12:00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과 관련해 1월 10일부터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동아일보 법조팀은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이 사건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매주 진행되는 재판을 토요일에 연재합니다. 이와 함께 여전히 풀리지 않은 남은 의혹들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이번 편은 대장동 재판 따라잡기 제23화입니다.》
“아들한테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나 화천대유 쪽 다른 분들한테도 일체 들어본 적이 없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50억 뇌물수수’ 사건 10차 공판에서 증인석에 앉은 곽 전 의원은 “아들 병채 씨의 (50억) 성과급과 퇴직금에 대해서 전혀 들은 바가 없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지난해 4월 아들이 50억 원이라는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은 관련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 본인은 전혀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겁니다.
검찰은 “병채 씨는 증인의 제안으로 잘 알지도 못하던 김 씨의 소개로 화천대유에 입사했고 담당 업무도 전공과 무관했다”며 “퇴직 과정에서 일반인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성과급을 받았다면 당연히 증인에게 공유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병채 씨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이후 대학원에서 글로벌스포츠학을 공부하던 중 자퇴하고 곽 전 의원의 제의로 화천대유에 입사했습니다.
곽 전 의원은 “김 씨가 왜 그렇게 퇴직금을 책정하고 줬는지 이 법정에서 처음 들었다”며 “(당시) 아들이 회사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지냈는지 전혀 듣지 못했고 물어본 적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김 씨는 앞서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병채 씨에게 50억 원을 지급한 것은 “업무 실적에 따른 성과급과 건강 악화에 대한 위로금이 합쳐진 것”이란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3월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를 앞두고 김 씨로부터 “화천대유 측 컨소시엄 대표사인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에 남도록 해 달라”는 청탁을 받은 뒤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 입사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25억여 원(세전 50억 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김 씨, 남욱 변호사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곽 전 의원은 당시 대장동 사업에 영향을 행사할 지위가 아니었고 사업에 개입하지도 않았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 檢 “입출금 전후해 수차례 통화” vs 郭 “돈 얘기 안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병채 씨가 지난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을 입금받고 이 돈을 다른 계좌로 옮기던 때 여러 차례 곽 전 의원과 통화한 기록이 남아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병채 씨는 지난해 4월 30일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을 입금받고 20분 뒤에 곽 전 의원과 통화했고, 일주일 뒤에는 이 돈을 여러 계좌로 분산 출금하면서 거래 시작 1시간 전과 30분 뒤에 각각 곽 전 의원과 통화했습니다.
곽 전 의원은 “당시 병채 씨가 통화로 퇴직금 수령 사실을 증인에게 알린 것이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이 때 아내가 아파서 아들과 통화를 여러 번 했고 전부 간병 문제나 병원 문제 등으로 통화한 것이지 돈 문제는 저는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곽 전 의원은 “단 한 푼이라도 이 돈이 내게 온 걸로 비춰진 흔적이 있으면 (검찰이) 벌써 제시했을 텐데 (그런 증거가) 없으니 통화 (기록으로) 얘기한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병채 씨가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면 지난해 2월 아들이 퇴사했다는 말을 들은 뒤 경제적으로 지원해준 적이 있느냐고도 물었습니다. 곽 전 의원이 “없다”고 하자 검찰은 “그럼 고정적인 월급이 없는데 (아들에게) 처자식은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도 안 했느냐”고 했습니다. 가족도 있는 아들이 갑자기 퇴사한다면 보통 앞으로 ‘어떻게 살려고 그러냐’고 묻는 게 자연스럽지 않으냐는 겁니다.
곽 전 의원은 “배우자가 너무 아파서 (그런 걸) 묻거나 신경 쓸 틈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계속해서 검찰은 “증인의 배우자는 지난해 5월에 사망했고 병채 씨가 퇴사한 것은 그보다 3개월 전”이라며 “그 기간에 생활비 이야기를 묻지 않은 것은 이해가 안 간다. 성과금 명목의 퇴직금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 아니냐”고 했습니다. 곽 전 의원은 “(아들이) 배우자의 예금 등을 5, 6월 쯤 상속받았고 그 전에도 당분간 지내는 데는 별문제 없었다”고 했습니다.
● 감정평가사 “대장동 분양가, 엄밀한 평가 아니었다”
앞서 1일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 사건 40차 공판에는 감정평가사 진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진 씨는 2015년 2, 3월경 화천대유 측 의뢰로 대장동 개발사업 완료 이후 토지 가치에 대한 ‘가치검토보고서’를 작성한 인물입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대장동 사업이 완료된 뒤 아파트 부지의 가치는 평당 1608만~1633만 원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진 씨는 검찰 조사에서 “(대장동 사업에 호재인) 서판교 터널 개통과 판교 제2테크노밸리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고, 반영할 경우 평당 1600만~1800만 원 이상 정도로 평가되는 수준”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문구만 놓고 보면 ‘대장동 5인방’이 당시 택지 가격이 평당 최소 1500만 원이 될 거라고 예상하면서도 일부러 1400만 원으로 낮춰 잡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돌아갈 몫을 줄였다는 검찰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입니다.
하지만 진 씨는 이날 법정에서 당시 작성한 가치검토보고서는 “엄밀한 평가방법을 적용한 것이 아니고 가격 수준이 어느 정도 될지를 인근 분양사례 등을 보면서 확인한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단지 화천대유 측에서 제공한 자료만을 종합해 ‘참고자료’ 정도로 작성한 보고서라는 겁니다. 진 씨는 “가격 검토는 컨설팅 업무에 해당하기에 평가사에 따라 차이가 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가치검토는 엄밀한 감정평가와는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대장동 민영개발을 추진하던 시기 동업자 중 한 명이었던 민모 씨는 같은 날 증인신문이 예정됐으나 법정에 불출석했습니다. 8일 열린 41차 공판은 정재창 씨 등 예정됐던 증인이 모두 불출석한 탓에 약 30분 만에 끝났습니다. 재판부는 11일 열리는 다음 재판에 민 씨를 다시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아들한테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나 화천대유 쪽 다른 분들한테도 일체 들어본 적이 없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50억 뇌물수수’ 사건 10차 공판에서 증인석에 앉은 곽 전 의원은 “아들 병채 씨의 (50억) 성과급과 퇴직금에 대해서 전혀 들은 바가 없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지난해 4월 아들이 50억 원이라는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은 관련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 본인은 전혀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겁니다.
검찰은 “병채 씨는 증인의 제안으로 잘 알지도 못하던 김 씨의 소개로 화천대유에 입사했고 담당 업무도 전공과 무관했다”며 “퇴직 과정에서 일반인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성과급을 받았다면 당연히 증인에게 공유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병채 씨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이후 대학원에서 글로벌스포츠학을 공부하던 중 자퇴하고 곽 전 의원의 제의로 화천대유에 입사했습니다.
곽 전 의원은 “김 씨가 왜 그렇게 퇴직금을 책정하고 줬는지 이 법정에서 처음 들었다”며 “(당시) 아들이 회사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지냈는지 전혀 듣지 못했고 물어본 적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김 씨는 앞서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병채 씨에게 50억 원을 지급한 것은 “업무 실적에 따른 성과급과 건강 악화에 대한 위로금이 합쳐진 것”이란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3월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를 앞두고 김 씨로부터 “화천대유 측 컨소시엄 대표사인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에 남도록 해 달라”는 청탁을 받은 뒤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 입사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25억여 원(세전 50억 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김 씨, 남욱 변호사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곽 전 의원은 당시 대장동 사업에 영향을 행사할 지위가 아니었고 사업에 개입하지도 않았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 檢 “입출금 전후해 수차례 통화” vs 郭 “돈 얘기 안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병채 씨가 지난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을 입금받고 이 돈을 다른 계좌로 옮기던 때 여러 차례 곽 전 의원과 통화한 기록이 남아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병채 씨는 지난해 4월 30일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을 입금받고 20분 뒤에 곽 전 의원과 통화했고, 일주일 뒤에는 이 돈을 여러 계좌로 분산 출금하면서 거래 시작 1시간 전과 30분 뒤에 각각 곽 전 의원과 통화했습니다.
곽 전 의원은 “당시 병채 씨가 통화로 퇴직금 수령 사실을 증인에게 알린 것이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이 때 아내가 아파서 아들과 통화를 여러 번 했고 전부 간병 문제나 병원 문제 등으로 통화한 것이지 돈 문제는 저는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곽 전 의원은 “단 한 푼이라도 이 돈이 내게 온 걸로 비춰진 흔적이 있으면 (검찰이) 벌써 제시했을 텐데 (그런 증거가) 없으니 통화 (기록으로) 얘기한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병채 씨가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면 지난해 2월 아들이 퇴사했다는 말을 들은 뒤 경제적으로 지원해준 적이 있느냐고도 물었습니다. 곽 전 의원이 “없다”고 하자 검찰은 “그럼 고정적인 월급이 없는데 (아들에게) 처자식은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도 안 했느냐”고 했습니다. 가족도 있는 아들이 갑자기 퇴사한다면 보통 앞으로 ‘어떻게 살려고 그러냐’고 묻는 게 자연스럽지 않으냐는 겁니다.
곽 전 의원은 “배우자가 너무 아파서 (그런 걸) 묻거나 신경 쓸 틈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계속해서 검찰은 “증인의 배우자는 지난해 5월에 사망했고 병채 씨가 퇴사한 것은 그보다 3개월 전”이라며 “그 기간에 생활비 이야기를 묻지 않은 것은 이해가 안 간다. 성과금 명목의 퇴직금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 아니냐”고 했습니다. 곽 전 의원은 “(아들이) 배우자의 예금 등을 5, 6월 쯤 상속받았고 그 전에도 당분간 지내는 데는 별문제 없었다”고 했습니다.
● 감정평가사 “대장동 분양가, 엄밀한 평가 아니었다”
앞서 1일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 사건 40차 공판에는 감정평가사 진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진 씨는 2015년 2, 3월경 화천대유 측 의뢰로 대장동 개발사업 완료 이후 토지 가치에 대한 ‘가치검토보고서’를 작성한 인물입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대장동 사업이 완료된 뒤 아파트 부지의 가치는 평당 1608만~1633만 원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진 씨는 검찰 조사에서 “(대장동 사업에 호재인) 서판교 터널 개통과 판교 제2테크노밸리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고, 반영할 경우 평당 1600만~1800만 원 이상 정도로 평가되는 수준”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문구만 놓고 보면 ‘대장동 5인방’이 당시 택지 가격이 평당 최소 1500만 원이 될 거라고 예상하면서도 일부러 1400만 원으로 낮춰 잡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돌아갈 몫을 줄였다는 검찰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입니다.
하지만 진 씨는 이날 법정에서 당시 작성한 가치검토보고서는 “엄밀한 평가방법을 적용한 것이 아니고 가격 수준이 어느 정도 될지를 인근 분양사례 등을 보면서 확인한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단지 화천대유 측에서 제공한 자료만을 종합해 ‘참고자료’ 정도로 작성한 보고서라는 겁니다. 진 씨는 “가격 검토는 컨설팅 업무에 해당하기에 평가사에 따라 차이가 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가치검토는 엄밀한 감정평가와는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대장동 민영개발을 추진하던 시기 동업자 중 한 명이었던 민모 씨는 같은 날 증인신문이 예정됐으나 법정에 불출석했습니다. 8일 열린 41차 공판은 정재창 씨 등 예정됐던 증인이 모두 불출석한 탓에 약 30분 만에 끝났습니다. 재판부는 11일 열리는 다음 재판에 민 씨를 다시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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