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이 인플레 부추겨? 그럼 제 생활비는요" [데이:트]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20년 1월 펴낸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0% 인상됐을 때 전체 임금은 약 1% 상승했고, 이에 따라 물가는 약 0.2~0.4% 오르는 걸로 나타났어요.
그런데 '월급쟁이' 입장에서는 같은 월급을 받아선 오히려 쓸 돈이 줄어드니 할 말이 많습니다. 밥값, 기름값, 집세는 다 오르는데 월급은 찔끔 오르거나 그대로란 거죠. 저물가 시대엔 물가 인상률에 맞춰 임금을 소폭 올리고, 고물가 시대엔 인플레를 더 부추길 수 있으니 또 임금을 동결하라는 거냐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IMF 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6%까지 올랐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물가상승 탓에 한국의 실질임금은 지난해보다 1.8%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물가상승률이 근로자들의 월급 가치를 떨어트린다는 겁니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한국의 실질임금이 감소한 건 지금같은 고물가로 힘들었던 2011년(-2.9%) 이후 11년 만이에요.
특히 소비자들이 많이 구입하는 것들만 모아 지수화한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대비 7.4%나 올랐어요. 외식 물가는 지난해 대비 8% 올랐고, 4월에 전기료와 도시가스비가 오르면서 전기·가스·수도 물가도 작년 대비 9.6% 올랐습니다. △경유(50.7%) △휘발유(31.4%) △빵(9.2%) △고기류(10.3%) 등도 모두 비싸졌죠.
고물가가 금리도 끌어올리면서 이자도 늘었어요. 한국은행은 물가 방어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총 네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죠. 한은이 오는 13일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 국민 1인당 이자부담은 최소 연 13만8000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돼요. 은행에 이자를 더 낸 만큼 가계가 쓸 돈은 더 줄겠죠.
2019년 말 기준 국내 대기업 종사자는 전체 기업 종사자 중 16% 정도입니다. 중소기업 종사자가 83%를 차지하죠. 이런 구조에서 대기업 위주의 높은 임금 인상은 전체 임금상승률에 착시를 일으킬 수 있어요. 통계청 '2020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결과'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직장인의 월평균 소득은 259만 원으로 대기업(529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쳐요.
물가 상승은 모든 유리지갑 월급 생활자들에게 부담입니다. 다만 부담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죠.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맞닥뜨린 지금 임금 인상 필요성에 대해선 많은 임금 노동자가 공감할 거예요. 다만 일부에 치우친 과도한 임금 인상은 물가 상승에 더 취약한 노동자에게 더 큰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적정선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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