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표 사상 초유 중징계.. 극심한 내홍 직면한 與

조병욱 2022. 7. 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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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의 현직 대표가 당 윤리기구의 중징계로 직무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8일 새벽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 당대표 권한이 정지되고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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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당대표가 징계처분 보류 가능"
집권 59일 만에 여권 혼돈 속으로
尹 지지율 30%대.. "당정 집단위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공동취재
집권 여당의 현직 대표가 당 윤리기구의 중징계로 직무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새 정부 출범 59일 만에 당수의 당원권 정지로 국민의힘은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게 됐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당의 문제가 아니라 최근 급락하는 대통령 지지율과 맞물려 정부와 여당의 ‘집단 위기’라는 경고를 내놓는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8일 새벽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 대표는 반년 동안 직무 수행이 어려워지면서 사실상 대표직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전날 오후 7시부터 국회 본관에서 개최된 윤리위는 이날 오전 2시45분까지 약 8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징계 결정 사유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이하 당원은 윤리규칙 4조1항에 따라 당원으로서 예의를 지키고 자리에 맞게 행동하여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근거했다”고 밝혔다. 또 윤리위는 증거인멸 의혹에 연루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해서는 ‘당원권 정지 2년’의 고강도 징계를 결정했다.

이 대표는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당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생각 없다”고 답했다. 이어 “윤리위 규정을 보면 징계 처분권은 당대표에게 있다. 우선 징계 처분을 보류할 그런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처분이라든지 재심이라든지 상황들을 판단해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글을 올려 우군인 2030세대를 겨냥한 여론전을 펼쳤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통해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 당대표 권한이 정지되고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또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면담 후 자신이 당대표 직무대행 권한으로 최고위원회의를 직접 주재한다고 했다. 최고위원들도 대부분 권 원내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약 두 달 만에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40%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이달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 37%가 긍정, 49%가 부정 응답을 했다. 지지율 급락 배경에는 이 대표 징계를 둘러싼 당 내홍과 인사 문제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통화에서 “당과 대통령실이 서로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다”며 “여의도 정치에 서툰 윤석열정부는 국민의 지지율을 바탕으로 당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고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은 서로 갈등만 커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병욱·이창훈·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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