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제 시작.."추석 이후 더 힘들 것"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 시대에 진입했지만 물가도, 환율도, 금리도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 다시 말해 물가도, 환율도, 금리도 지금보다 더 오른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추석이후 3·4분기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며, 금리는 연말에 고점을 찍을 것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예상을 빗겨갈 가능성도 남아있는 만큼 연말이 닥쳐도 안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우려섞인 관측도 적지 않다.
9일 금융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금융연구원은 전날 '미국의 통화 긴축 강화와 한국의 대응' 세미나를 열고 '3고' 현상으로 인한 연말 한국 경제 전망을 논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현 이후 우리 경제는 각종 위기에 직면했다. 6월 소비자물가는 6.0%로 1998년 11월(6.8%) 이후 24년 만에 6%대에 진입했다. 지난 6일 환율은 2009년 이후 13년 만에 1천310원을 돌파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외환위기'와 '글로벌금융위기' 수준으로 후퇴하며 경고등을 켠 것이다. 이에 한국은행은 1년 사이 기준금리를 0.50%에서 1.75%로 1.25%p 인상했다.
이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전날 공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오는 26~27일 열리는 회의에서도 0.50%p 이상 금리를 올릴 것을 예고하면서, 오는 13일 한국은행 또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0.50%p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7월 13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25%로 0.50%p 인상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연내 환율은 1천300원대에서 형성되고, 경제상황이 나빠질 경우 1천400원까지 도달 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물가의 경우 3분기 이후 고점을 찍고, 금리도 연말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요즘 시장에선 추석이후 더 힘들어질 것이란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물가는 3·4분기 고점을 찍고, 금리고 연말까지 2%까지 오르는 가운데 환율은 1천300원대에서 움직이되 경제가 후퇴하면 1천400원도 예상돼 연말로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3고' 현상이 심화되면서 나타나는 경기후퇴 가능성이다. 지난달 16일 기획재정부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6%로 0.5%p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인 4.1% 대비해선 1.5%p 낮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4월 19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5%로 0.5%p 낮췄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8일 3.0%에서 2.7%로 0.3%p 하향 조정했다.
연간 국내총생산(GDP)도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연구원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의 연간 GDP가 최대 0.7%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환율이 오르며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오르고 경제는 뒷걸음질 치며 경기지표가 악화되면 외국인 자본유출이 확대될 수 있다.
실제 올해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 1일 기준 16조5천억원이 넘는다. 코스닥시장을 포함하면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20조2천100억원을 순매도했다.
금융연구원은 만일 원·달러 환율이 2년 이내 15%를 초과할 경우 외국인 자본유입 규모는 평균 유입액 대비 42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는 역대 최고수준으로 빠른 만큼, 금리와 환율 인상에 따른 파장을 예상할 수도 없을 만큼 위험이 커졌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나라의 연간 GDP가 약 0.7% 하락하고 환율은 최대 약 16% 상승하는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하지만 연준의 최근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과거 30년 대비 가장 빠르고, 우리 경제는 고환율과 고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둔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제는 미 연준의 이러한 고강도 통화정책에 따른 금융시장의 파장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금융안정시스템을 면밀히 재점검하고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한미 통화스왑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치영 국민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요한 건 지금까지는 외국인 자본유출 수준은 현재의 외환보유고로 막을 수 있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유출 규모가 커지면 막아내는 일 인데 유출 규모가 확대될 경우 외환보유고가 많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외환보유고의 경우 1998년 외환위기 당시 300억달러에서 현재 4천억달러로 크게 증가해 지금까진 자본유출을 막을 수 있었지만 문제는 앞으로 얼마나 위기가 커질 것인가 라는 점이 핵심"이라면서 "이에 우리나라도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으며, 신속하게 한미통화스와이프를 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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