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학·안보 편중된 한국학 연구, 사회·문화로 확대해야"

강성철 2022. 7.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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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진흥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역사·문학·안보 등에 편중됐던 연구를 한류를 포함한 사회·문화 등 전방위로 확대해야 합니다."

미국 남가주대(USC) 교수로 한국학연구소 소장인 데이비드 강(57·한국명 강찬웅) 교수는 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류가 어느 때보다 융성한 지금이 한국학 발전의 적기"라며 "과거 일본과 중국에 가려졌던 한국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최근 다양한 방면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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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류재단 초청 방한 데이비드 강 美남가주대 한국학연구소장
"한류 영향으로 한국 배우려는 학생 늘어..미래 지한파 만들 것"
데이비드 강 미 남가주대 한국학연구소장 [강성철 촬영]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국학 진흥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역사·문학·안보 등에 편중됐던 연구를 한류를 포함한 사회·문화 등 전방위로 확대해야 합니다."

미국 남가주대(USC) 교수로 한국학연구소 소장인 데이비드 강(57·한국명 강찬웅) 교수는 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류가 어느 때보다 융성한 지금이 한국학 발전의 적기"라며 "과거 일본과 중국에 가려졌던 한국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최근 다양한 방면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한미관계 강화를 위해 미국 주요 싱크탱크의 차세대 전문가 40여 명을 최근 초청하는 행사의 인솔 단장으로 방한했다.

스탠퍼드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면서 남북통일 문제를 졸업논문으로 제출한 그는 버클리대에서 한국과 필리핀의 개발 모델 비교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다트머스대 교수를 거쳐 2009년부터 남가주대에 재직하고 있다.

그는 "미국 내 한국학은 지금 3세대가 주도하고 있으며, 자신은 저변 확대에 힘쓴 2세대"라고 소개했다.

한국학 발전은 한국전 참전용사나 미국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 봉사한 이들이 귀국해서 한국을 연구해 대학에 교편을 잡은 것이 1세대다. 작고한 에드워드 와그너 하버드대 교수, 제임스 팔레 워싱턴대 교수 등이 해당한다.

이민 등으로 미국에 건너와 자리를 잡은 존 리 UC버클리대 교수,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데이비드 강 등이 한국학의 2세대다. 그리고 1980년대 이후 유학파로 미국 대학에 자리 잡은 한인이나 한인 2세인 신기욱 스탠퍼드대 교수, 김선주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신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이 한국학 3세대를 이끌고 있다.

남가주대는 2004년에 아시아연구소에서 한국 연구 분야를 분리해 한국학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의 본격적인 성장은 강 교수가 부임하면서부터다.

그는 안보나 북한 문제 또는 한국 문학 등에 치중된 연구 분야를 전방위로 확대했다.

강 교수는 "그동안 한국학을 전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어와 일본어에 대한 이해도 필요했고 더욱이 한자도 익혀야 하는 등 진입 장벽이 높았다"며 "사회·경제·문화 등 연구 분야를 확대하고, 시기적으로도 과거가 아닌 현대의 한국과 사례 연구를 한국학의 범위에 포함했더니 지원자가 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역사 등 기본적인 이해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딱딱한 분야만 다뤄서는 안 된다"며 "한류 등으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을 연구 분야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강 교수는 부친이 한국인으로 평안북도 출신이다. 1947년 월남한 부친은 서울대를 나와 1955년에 국비 유학생으로 미국 유학 후 정착했다.

그는 "이민 1세대 물리학자로 고국을 그리워했던 부친은 생전에 북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줘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고 전공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한국은 내게 또 다른 고향"이라고 했다.

강 교수는 "대학이나 연구소에 자리를 잡는 한국학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면서 한국을 잘 이해하는 지한(知韓) 인사를 늘려가는 것에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차세대 전문가 초청이 젊은 학자들에게 큰 자극과 동기 부여가 된다며 "참가자들은 프로그램 덕분에 새 정부의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 정책에 관해 설명을 듣고 의견을 나눈 것을 무엇보다 큰 수확으로 꼽는다"고 했다. 나아가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도 더 커졌다고 전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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