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적금 연 5%라더니 실제는 3%.. "8년 차 충성 고객 외면"

윤주영 2022. 7.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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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기자가 체험한 '나의 예적금 허탈기'.

신한은행이 8일 "최근 상승하는 시장금리를 반영해 예적금 25종의 기본금리를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최고 금리와 이자 차이가 3만3,000원에 불과하단 걸 알면서도, '은행 입장에선 신규 고객 유치가 중요하겠지' 이해는 하면서도 입술이 절로 삐죽거렸다.

농협은행도 지난달 최고 금리 5.85%의 '걷고싶은 대한민국 적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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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최고금리 5%' 나왔다길래
직접 시도했더니 '빛 좋은 개살구'
"조건 까다롭고 부담스러워"
"혹해 깔았던 앱 조용히 지웠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시중은행에서도 최고금리 연 5% 예·적금이 출시되고 있지만 실질금리와 괴리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아래는 기자가 체험한 '나의 예적금 허탈기'.

신한은행이 8일 "최근 상승하는 시장금리를 반영해 예적금 25종의 기본금리를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신한 쏠(SOL)' 애플리케이션(앱) '상품몰'에 들어가 보니 공지대로 0.3~0.7%포인트 금리가 더 붙어 있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띄었던 상품은 '신한 쏠만해 적금'. 최고 금리가 제2금융권 특별판매(특판)에서나 볼 법만 5.3%였다. '못해도 4%는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상품 안내를 눌러 보았다.

스크롤을 내리다 다음 대목에서 손가락이 멈췄다. '아래 조건 중 한 가지에 해당하면 우대이자율 연 2%! ①2022년 5월 1일 이후 처음 가입하신 고객님, ②2022년 1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로그인하지 않은 고객님.'

'8년 차 충성 고객'이라서,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는 단 1.5%. 매달 한 번 앱에 로그인하면 주는 1%와 '마케팅 수신 동의'를 누르면 받을 수 있는 0.5%였다. 여기에 기본금리 1.8%를 합산하면, 실제 연이율은 3.3%다. 최대 저축액인 30만 원을 만기(1년)까지 꼬박 넣으면 이자가 5만4,000원 정도다.

최고 금리와 이자 차이가 3만3,000원에 불과하단 걸 알면서도, '은행 입장에선 신규 고객 유치가 중요하겠지' 이해는 하면서도 입술이 절로 삐죽거렸다. '이럴 거면 5%대라 하지나 말지'


"연 이자 5%? 빛 좋은 개살구"

'8년 차 충성고객'인 기자가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는 3.5% 중 1.5%였다. 실제 예상금리는 3.3%다. 영업점에 직접 찾아가 물어보니 "기본금리 인상분이 아직 전산에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른 시중은행도 최고 5%대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빛 좋은 개살구'라는 불만이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광고에 나오는 최대 금리와 실제 금리 간의 간극 때문이다.

농협은행도 지난달 최고 금리 5.85%의 '걷고싶은 대한민국 적금'을 내놨다.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한다는 취지도 좋다. 문제는 최고 금리를 다 챙기려면 1년 동안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산악형 국립공원 17곳과 제주 올레길 1·8번 코스, 농협은행 메타버스 플랫폼인 '독도버스'까지 총 20곳을 방문하고 인증을 받으면 연 이자 3%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국립공원 자원봉사 확인서를 제출하면 0.3%를 추가로 받는다. 250만 보 이상 걸으면 0.7%포인트를 더 준다. 그러면 총 5.85%가 된다(기본금리 지난달 27일 기준 1.85%).

금리만 보고 은행 앱을 깔았던 회사원 신모(36)씨는 "이자보다 국립공원 가는 기름값이 더 들겠다는 생각에 조용히 앱을 지웠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에는 좋겠지만 직장인에게는 과도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케이뱅크의 '코드K 자유적금'은 별다른 조건 없이 5%를 다 받을 수 있어 두 차례 특판에서 모두 완판됐다. 은행 앱에서 다운받은 금리우대 쿠폰의 번호만 입력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기 3년'이 부담스럽다는 일부 목소리도 있다. 회사원 박모(35)씨는 "큰돈을 오랫동안 묶어 두긴 부담스러워서 저축액을 매달 10만 원(최대 30만 원)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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