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 이게 최신] 80%는 1기에 치료..위암 수술, 이제 '삶의 질'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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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조사에서는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위암은 한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었습니다.
그래서 위암을 일찍 발견하기 위해 건강검진에 내시경이 필수품처럼 포함됐고, 암 검진 사업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재 위암의 대부분은 조기에 발견되고, 그만큼 생존율은 높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생존율 자체보다는 수술 후에도 어떻게 환자들의 삶의 질을 유지하느냐가 점차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간을 괴롭히는 각종 질병의 최신 치료법을 알아보는 '의술, 여기까지 왔다'.
오늘(9일)은 위암에 대해 이광호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1기에 수술을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이 생기나요?
[기자]
전수조사까진 아닙니다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만 2,000여 건의 수술을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체 수술 환자 중 77.8%는 1기에 수술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조기 발견이라 할 수 있는 2기까지 합치면 90% 가까운 사람들이 조기에 수술을 받았죠.
이렇게 조기에 수술을 받으면 100% 가까운 확률로 완치가 가능하다는 게 의사들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수술을 받은 후에, 위의 기능은 어떤가요?
[기자]
아무리 초기 수술이라도 위를 크게 절제하기 때문에 삶이 많이 달라집니다.
위암은 임파선 전이가 많이 일어나는데, 위 근처에 임파선이 중구난방으로 뻗어 있어 정확히 어디까지 전이가 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거든요.
그래서 보통 65% 이상은 절제해야 하는 게 일반적인 수술법입니다.
그러면 역시 암이 치료되더라도 소화 기능과 관련해서 장기적인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러면 위를 덜 잘라내는 수술법이 생기는 건가요?
[기자]
그것 역시 의사들이 시도하는 수술의 한 갈래이긴 합니다만, 일단 현재까지는 위를 잘라내는 크기 자체는 수술 후 삶의 질에 실제 큰 영향이 없습니다.
위를 완전히 잘라내는 것과 일부라도 남기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꽤 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만, 위를 50% 잘라내느냐 80% 잘라내느냐는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인데요.
오히려 위를 보존하는 크기보다는 보존되는 '부위'가 더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 견해입니다.
특히 위에서는 '유문괄약근'이라고 해서 음식이 위에 들어오면 소장으로 내려가지 못하게 일단 막고 충분히 소화가 이뤄지고 난 뒤에 음식을 흘려보내는 기관이 있는데요.
이 부위가 남아 있느냐가 영향이 큽니다.
실제 대학병원 현장에서 수술을 진행하는 교수 이야기 들어보시죠.
[이인섭 /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 음식이 빨리 지나감으로써 생기는 저혈당이라든지 잦은 설사, 덤핑증후군으로 알려져 있는 여러 불편감들이 거기(유문 절제)서 비롯됩니다.]
덤핑증후군은 위가 없어지면서 생기는 구역질, 구토, 현기증, 추위 등 다양한 증상을 뜻하는 말이고요.
이를 막기 위해서 유문괄약근을 살리는 수술이 진행되고 있는 건데, 여전히 다수 환자들에게 쓰긴 어렵습니다.
교수 이야기 계속 들어보시죠.
[이인섭 /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 하부 위암은 또 안 되고, 상당히 초기면서 위를 3등분했을 때 중간 부위에 생기는 암에 대해서는 고려해볼 수 있는 하나의 치료 방법으로 생각을 하고 있고….]
[앵커]
이외에 다른 수술은 없나요?
[기자]
다양합니다.
신경을 일부 보존하려는 수술도 있고요. 위를 절제하면 보통 소장을 식도와 바로 연결하게 되는데 두 갈래 길을 만드는, '이중문합술' 이라는 수술도 있습니다.
일부 음식물은 소장으로 바로 가지만 일부는 위의 남은 부분을 통과해 십이지장을 거쳐 천천히 흘러가게 만드는, 그래서 환자의 부담을 줄이는 수술입니다.
정리하자면 위암이 조기 발견된다는 건 비교적 젊은 나이에 많이 발견된다는 뜻이고, 생존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줄어든 위를 가지고 오래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조건이 맞다면 이런 다양한 수술을 통해서 예전처럼 통째로 위를 절제하는 것보다 좀 더 편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앵커]
수술 이야기는 이쯤 하고, 항암제 이야기를 해 볼까요?
[기자]
사실 위암은 수술치료의 비중이 굉장히 높습니다.
위가 없더라도 치아를 통한 소화와 소장을 통한 영양 흡수로 삶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위암은 유독 치료제가 잘 안 나왔습니다.
치료제가 없기로 유명한 간암보다도 더 치료제가 없어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부작용이 심한 1세대 치료제를 쓰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역시 대학병원 교수 이야기 먼저 들어보시죠.
[김승태 /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 위암의 암세포들은 서로 동질성이 없고 너무 이질적이다, 그래서 하나의 표적으로만 했을 때 일부는 죽지만 암세포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다른 암세포를 치료하기 어려운 것으로 추정됩니다.)]
위암의 첫 치료, 1차 치료라고 부르는데 여기 쓰이는 유일한 표적치료제는 허셉틴이라는 치료제입니다.
이게 'HER2'라는 위암 종류에 쓰이는데 우리나라에선 이 종류의 위암이 전체 환자의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앵커]
그러면 의료 현장에서 위암 항암제는 발전이 없었다는 건가요?
[기자]
아직 확정은 아닙니다만, 위암에도 면역치료제가 1차 치료의 보험 적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보험을 적용하기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고요.
절차를 거쳐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승인까지 받게 되면 보험이 적용됩니다.
보험 없이 이 치료를 받으려면 3주 단위 투약마다 1,000만 원가량이 필요합니다.
이 의미 역시 교수 이야기 이어서 들어보시죠.
[김승태 /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 위암에서 1차 치료의 거의 10년 만의 큰 변화이자, 최신 치료가 위암에 막 도입되는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광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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