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격범 "아베, 어머니가 빠진 종교단체와 관계있다고 봐 노렸다"

이민종 기자 2022. 7. 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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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총격 용의자 야마가미 데츠야(山上徹也)가 현장에서 붙잡히고 있다. AP뉴시스
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8일 오전 11시 30분쯤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 연설중 한 남성이 쏜 수제 산탄총을 맞고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AP 연합뉴스

자위대 근무 시 소총 사격 등 배워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중이던 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어머니가 빠진 종교 단체와 아베 전 총리가 연관된 것으로 생각해 살해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경찰 발표와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야마가미는 정치적으로 우익 성향인 아베를 노린 확신범이 아니라 어머니가 빠진 특정 종교단체가 아베와 연결돼 있다고 믿고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8일 오전 11시 30분께 나라시에서 가두 유세를 하던 도중 야마가미가 7∼8m 떨어진 거리에서 쏜 총에 맞고 쓰러진 뒤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과다 출혈로 같은 날 오후 5시 3분에 숨졌다.

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단체에 빠져들어 많은 기부를 하는 등 가정생활이 엉망이 됐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아사히신문은 그가 특정 종교 단체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원한이 있었다.이 단체의 리더를 노리려 했지만 어려워 아베 전 총리가 (그 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노렸다.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서 죽이려고 했지만,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야마가미가 특정 종교단체 간부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 간부를 노릴 생각이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고 보도했지만, 용의자가 거론한 종교단체 간부는 사건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가미는 자민당 홈페이지에서 아베 전 총리가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가두 유세를 하는 사실을 알고 전철로 범행 현장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검은 테이프로 감긴 사제 총을 압수했으며 자택 압수수색에서도 사제 총 몇 정과 화약류를 압수했다.

그는 2002∼2005년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재직했으며 당시 소총의 사격과 해체 조립에 대해서 배운 것으로 확인됐다.

야마가미는 또 2020년 가을부터 교토부에 있는 창고에서 지게차 운전 일을 했지만 ‘힘들다’며 올해 5월 퇴직해 현재 무직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의 빈소가 마련된 주미일본대사관저를 찾아 조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에 있는 도미타 코지 주미일본대사의 관저를 방문해 조문록에 애도의 글을 남겼다. 그는 조문록에 “바이든 가족과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 아베 가족과 일본 국민에게 진심 어린 조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미타 대사를 감싸 안으며 위로했고, 준비한 조화를 전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문과 별개로 미 정부기관에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날 포고문을 내고 “일본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총리를 역임한 아베는 일본 국민의 자랑스러운 종복이자 믿을만한 미국의 친구”였다면서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미국 대통령과 협력해 양국 간 동맹을 심화했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한 공동의 비전을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또 “그는 피격 순간까지 일생을 바친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다”고 평가했다.특히 아베 전 총리를 기리는 존경의 표시라면서 백악관을 비롯한 모든 공공건물 및 부지, 모든 군사 거점과 해군 기지, 미 전역에 있는 모든 해군 함정에 조기를 게양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미 대사관과 영사관, 공사관은 물론 군사시설과 해군 선박 등 해외의 미국 시설물에도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조기 게양 기간은 오는 10일 일몰 때까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낙태권 보호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들에게 “오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하려고 했는데 거기가 너무 늦은 밤이어서 내일 아침에 하겠다”며 “일본은 매우 견고한 동맹”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깊은 슬픔을 표한다는 내용의 애도 성명을 냈다.

이민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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