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어디에 맡기나..KAI·한화, '한국판 스페이스X' 경쟁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판 스페이스X'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인다. 이달 말부터 입찰을 시작하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사업에 선정되면 누리호 기술을 이전받고 차세대 한국형 발사체 개발까지 주도하게 된다. 미국 스페이스X처럼 발사체 설계·조립· 발사·관제까지 모든 서비스를 전담하고 수출할 수 있는 국내 우주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8일 항공우주업계에 따르면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체계종합기업 선정 사업엔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뛰어들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날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체계종합기업 선정 계획(안)을 의결했다. 이달 말 입찰 공고를 내고 심사를 거쳐 오는 9월까지 우선협상대상기관을 선정한다. 한국형 발사체 시스템, 서브시스템, 구성품 등을 제작·조립해 납품한 실적이 있거나 개발 중인 국내 기업만 참여할 수 있다. 업계에선 누리호 발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 한 기업이 낙찰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발사체 고도화사업은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를 열기 위한 초석이다. 사업에 선정된 업체는 누리호를 4회 반복발사(4기 발사, 3기 양산)하면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누리호 설계·제작 및 발사 기술을 이전받는다. 정부는 올해 1727억원 규모로 고도화사업을 시작하고 2027년까지 6873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정부는 2027년 이후로도 체계종합기업이 글로벌 우주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별도의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체계종합기업은 현재 예비타당성 심사 중인 차세대 한국형 발사체 개발 제작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발사체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75t급 누리호 액체엔진을 100t급으로 키우고, 회수 및 재사용이 가능한 추력 조절 및 다회용 엔진을 개발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체계종합기업은 항우연과 함께 2027년 이후 차세대 발사체 개발과 양산에도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KAI는 누리호 체계 총 조립을 맡아 300여개 기업이 제작한 각 부품 조립을 총괄했다. 1단 연료탱크와 산화제탱크를 비롯해 4개의 엔진을 묶어 하나의 엔진처럼 움직이게 하는 클러스터링 치공구도 KAI가 만들었다. 우주발사체의 체계와 유사한 항공기 체계개발 경험도 있고 체계종합 설계 엔지니어들을 보유하고 있다.
KAI는 국내 유일의 중대형 위성 제작업체이기도 하다. 누리호 4호기는 KAI 주관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탑재된다. KAI가 체계종합기업에 선정되면 위성 개발과 발사 서비스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갖추게 돼 위성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KAI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기 부품을 3D프린팅으로 만드는 등 비용저감을 위한 스마트팩토리를 전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KAI가 가진 스마트 팩토리 인프라는 우주발사체의 산업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누리호 1단 추진제탱크를 만든 경남 사천 종포공장 옆에 항구가 있어 발사대가 있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까지 운반이 용이한 것도 강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누리호의 심장'으로 불리는 75톤급 액체엔진을 만들었다. 국내 독자 기술로 제작된 최초의 우주발사체 엔진으로 영하 180도 극저온과 3300도 초고온을 모두 견딜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세대 발사체의 핵심인 대형 다단연소사이클 엔진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최근 발사체 엔진 태스크포스(TF) 팀도 구축했다. 대형 다단엔진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구성품인 고압 터보펌프·정밀제어밸브 개발부터 순차적으로 준비 중이다.
한화그룹 계열사 중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에도 한화시스템, ㈜한화 등 우주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많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국내 우주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를 인수하는 등 우주산업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있다.
항공우주업계 관계자는 "체계종합기업이 선정되더라도 엔진은 계속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들고 총 조립은 KAI가 맡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입찰 경쟁을 떠나 발사체 고도화사업이 진행되면 민간 우주 산업 생태계가 넓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우주기업들 사이에선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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