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 큰 충격..참의원 선거 등 파장은?

박원기 2022. 7. 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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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갑작스러운 소식에 일본 열도는 그야말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이번엔 일본 도쿄지국 연결해 일본 내 분위기와 움직임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원기 특파원!

일본 정부는 어떤 반응 보였습니까?

[기자]

네, 아베 전총리의 사망 발표가 나온 지 1시간 만인 저녁 7시 쯤 기시다 총리가 총리관저 기자단 앞에서 섰습니다.

침통한 표정으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면서 아베 전 총리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 "아베 내각을 떠받친 각료 중 한 명으로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한 좋은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피습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집권 자민당은 모든 선거 유세를 멈추고 아베 전 총리의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그러던 중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하자, 일본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일제히 애도하며 선거 유세 중 테러 행위가 일어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최장 기간 총리를 지냈고 큰 영향력을 미쳐왔던 아베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피살, 더구나 총기 관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총격에 의한 사망 소식에 일본 열도는 당분간 큰 충격에서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참의원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두고 벌어진 일인데요.

당장 눈앞의 선거나 파장은 없을까요?

[기자]

네, 아베 전 총리는 집권 자민당 내에서 가장 많은 의원이 속해 있는 최대 파벌 '아베 파'의 수장입니다.

큰 존재감을 보였던 그를 대체할 인물은 현재로선 보이지 않아, 자민당 내 역학 관계엔 앞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과거 정치인 피습 사건의 여러 사례에서 보듯 이틀 뒤 선거에선 아베가 속해 있던 자민당에 일종의 '동정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간 아베 전 총리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 보니 현직인 기시다 총리마저 그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인사 문제나 경제·안보 정책, 심지어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추천 문제까지 아베의 입김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던 겁니다.

다만 보수 우익 색채가 강했던 아베 전 총리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기시다 총리에겐 국내 문제뿐 아니라 한일 관계 대응을 포함해, 정치적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아베 전 총리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하셨는데, 어떤 정치인이었는지 한번 정리해주실까요?

[기자]

네, 아베 전 총리는 두차례에 걸쳐 8년 8개월간 총리로 재임한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입니다.

일본 우익을 상징하는 정치인이기도 하죠.

그는 두 번째 총리에 오른지 1년 만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한국과 중국의 큰 반발을 불렀습니다.

[아베 신조/당시 일본 총리/2013년 : "1차 내각 임기 중에 신사 참배를 못한게 통한의 극치입니다."]

그가 재임한 기간에 한일 위안부 합의가 발표되긴 했지만, 그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했고요.

위안부 문제를 사과한 고노 담화와 식민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 계승에 대해서도 모호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특히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2019년 한국에 대해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규제를 강화했는데, 그 때 조치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앵커]

갑작스러운 그의 사망에 대해 각 나라는 어떤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 가족에게 조전을 보내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고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20개국 외교장관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애도를 나타냈습니다.

[토니 블링컨/미국 국무장관 : "그와 그의 가족, 일본 국민과 함께 기도할 것입니다."]

생전 친밀한 관계였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그리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아베 총리가 오래 기억될 것이라며 애도했습니다.

일본과 관계가 껄끄러운 중국도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아베 전 총리의 중·일 관계 개선과 발전을 위한 공헌을 알고 있다고 중국 외교부는 평가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박원기 기자 (rememb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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