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수·진보 문화전쟁에.. 새우등 터진 도서관 사서들
최근 미국 사회가 낙태, 성소수자 권익, 총기 규제 등의 각종 현안을 두고 극심하게 분열되면서 도서관 사서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자신들의 입장과 견해를 달리하는 책이 도서관에 비치된 것에 불만을 품고 금서 지정을 요청하거나 사서를 위협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특정 도서를 금서로 지정해달라며 미 도서관협회에 접수된 신청 건수는 지난 20년간 최대치인 1597권이었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어 성소수자 인권이나 과거사 문제 등 이념 갈등이 두드러진 주제에 관해 금서 신청이 잦아지고 있다. 과거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던 책이 논란에 휘말리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크 트웨인의 대표작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흑인에 대한 비하 표현은 인종 평등 흐름에 역행하기 때문에 열람을 금지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선 도서관의 사서들에 대한 위협도 증가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논란거리가 되는 책이 도서관에 진열돼 있다는 이유로 온라인상 공간에서 사서의 실명 등을 노출시키며 공격하는 사례가 최근 증가했다. 뉴저지주의 한 학교 운영위원회에서는 성소수자 인권 관련 도서가 비치된 데 격분한 일부 학부모들이 사서의 실명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외설 책자를 왜 가져다 놓았냐”고 비난하는 일도 있었다.
일부 사서들은 지역 정치인들로부터 직접 압박을 받거나, 형사 고발까지 당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버지니아 주의회의 팀 앤더슨 하원의원은 “학부모들을 걱정시키는 책들을 도서관에 갖다 놓은 사서들의 신원을 직접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NYT는 “각종 압력을 견디다 못한 일부 사서는 일을 그만두거나, 사실상 경질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며 “책꽂이에 어떤 책을 넣을지에 대한 치열한 싸움 때문에 사서들이 문화 전쟁의 최전선에 내몰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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