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협박 “우크라戰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저항 할 테면 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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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은)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서방의 말대로 ‘마지막 우크라이나인까지 러시아와 싸우려 한다’면 그렇게 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두마(하원)의 각 당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비극이지만, 모든 상황이 이를 향해 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원인을 서방에 떠넘기면서,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와 남부 흑해 연안 등 점령지에서 단 한 치도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서방은 지난 수십 년간 러시아에 극도로 공격적이었다”며 “구(舊)소련 공화국까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확장시키지 말라는 경고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켰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며 “2014년 우크라이나의 쿠데타(친서방 혁명)를 지원하고 돈바스 지역 러시아계인의 집단 학살을 조작하고 정당화한 서방이 (현 사태의) 주동자”라고도 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서방 지원을 받아 반격을 강화할 경우, 현재 돈바스 지역에 집중된 전투를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다시 확대할 수 있다는 위협으로도 해석됐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최근 전과에 만족하지 않고, 돈바스 지역을 넘어 더 많은 영토를 확보하려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의 이 같은 ‘협박’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강경한 입장으로 맞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미국 CNN 인터뷰에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러시아와의 외교 협상에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보하는 주제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국민은 영토의 일부를 러시아에 내주는 방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평화 협정을 재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등을 러시아에 양보하는 방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서방 내 협상론자(주화파), 특히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의 주장에 다시금 선을 그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군은 전쟁의 1차 목표로 삼은 돈바스 지역의 완전 점령을 위해 공세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돈바스 지역은 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 두 지역으로 이뤄져 있다. 러시아군은 최근 리시찬스크까지 손에 넣으면서 루한스크주를 완전 장악했고, 곧바로 도네츠크주의 요충지인 슬라뱐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에 대한 육군 포병대와 전략 공군의 합동 공격을 시작했다. 크라마토르스크 시 당국에 따르면, 7일 시 중심부에 러시아 미사일과 로켓이 쏟아져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 바딤 리악 슬라뱐스크 시장도 “러시아의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는 30여 명으로, 이 중 7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 피해자가 급증하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도네츠크 지역 주민에게 피난을 권유하기 시작했다. 도네츠크 지역 군사행정 책임자 파울로 키릴렌코는 “러시아가 도네츠크 전 지역을 전투 지역으로 만들었다”며 “남아 있는 주민들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모두 피난을 가라”고 요청했다. 로이터와 AFP통신은 “도네츠크 전체 주민 167만여 명 가운데 약 20%인 34만여 명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우크라이나 철도 공사가 피난민 수송을 위해 열차 편을 추가로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6일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이 879만명에 달한다”며 “(돈바스 지역 전투가 거세지면서) 난민 수가 금세 900만명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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