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지지율 37%, 與는 41%.. 지지층이 흔들린다

최경운 기자 2022. 7. 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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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차 민선 8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7.08. /뉴시스

한국갤럽이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7%로 나타났다. 취임 후 처음으로 40% 밑으로 떨어졌고, 한 달 사이 16%포인트(53→37%)가 빠지는 등 하락 속도도 가파르다. 일주일 전 조사와 비교해 부산·경남, 서울, 충청 지역은 물론 20대와 60대 이상 등 윤 대통령 지지세가 강하던 그룹에서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특히 대통령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41%)보다 낮아져 반전 카드를 마련하지 않으면 국정 장악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7%, ‘잘못하고 있다’는 49%였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긍정 평가는 6%포인트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7%포인트 높아졌다. 전주 조사와 비교해 모든 연령층에서 지지율이 하락했는데 20대(42→35%), 60대(57→50%), 70대(68→55%) 등에서 낙폭이 컸다.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71→62%)에서 낙폭이 컸고, 지역별로는 부산·경남(50→45%), 서울(43→37%), 충청(49→40%) 등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핵심 지지 기반으로 꼽히는 대구·경북은 지난주 51%에서 54%로 다소 올랐지만 6월 첫주(71%) 조사와 비교하면 17%포인트 떨어졌다. 직업별로도 자영업자가 7%포인트(46→39%) 등 대부분 하락했다.

이번 갤럽 조사에선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섰다. 취임 두 달 만에 이른바 지지율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의 지지 기반으로 꼽힌 서울·영남·충청, 20대와 6070세대 등에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위험 신호’란 해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41%, 더불어민주당 30%, 정의당 4% 순이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보다 낮아진 것도 처음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윤 대통령 지지층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갤럽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지지율 40%대가 붕괴하는 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은 2년 5개월이 걸렸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최근 장관 인사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과 고(高)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로 인한 민생 경제 악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갤럽 조사에서도 부정 평가 이유로 ‘인사’(25%)가 1위였다. 이어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음’(12%), ‘경험·자질 부족’(8%), ‘외교’(6%), ‘독단적·일방적’(6%) 순이었고 ‘김건희 여사 행보’는 1%였다.

대통령실의 한 인사는 “대통령의 일부 발언과 태도가 부정 평가를 키운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출근길에 박순애 교육부장관 임명에 대해 ‘인사 실패’란 지적이 나오자 “전(前)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고 되물었다. 박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는 “언론과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인사 실패 사례에 대한 성찰 메시지를 기대한 국민에게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오히려 화를 내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의 경제 위기는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 국제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국민은 대통령에게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적 어젠다’와 세부 프로그램을 기대하는데 윤 대통령은 아직 그런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를테면 김영삼 정부 초기 ‘신경제 100일’ 프로그램이나 김대중 정부 초기 ‘IMF 위기 극복’ 같은 어젠다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더 열심히 하라는 국민 뜻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일에도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데 대해 “별로 의미가 없다.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홍이 더 격화할 가능성이 큰 점도 지지율 반전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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