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다자외교 데뷔..중국엔 '평등한 협력', 한미일과 '공조'(종합2보)
기사내용 요약
中에 "상호존중 해야"…국제규범 강조
日과 커피 마시며 한일관계 개선 언급
아베 사망 애도 표해…北에 공조 강화
3국 북핵수석대표, 사전 협의 갖기도
[발리=뉴시스]최서진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이 인도네시아 발리 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으로 취임 후 첫 다자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박 장관은 7일 주최국 인도네시아부터 10여개국과 다양한 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글로벌 중추 국가'(GPS·Global Pivotal State)로서 상호 존중의 중국 관계를 강조하고, 커지는 북한의 안보 위협에 있어 한미일 간 튼튼한 공조를 강조했다.
박 장관은 전날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첫 대면 회담을 가졌다.
두 장관은 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 한 리조트에서 현지시간 오후 3시부터 50여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이는 박 장관이 이날 소화한 회담 일정 중 믹타(MIKTA) 협의체 회의(1시간여)를 제외하고 가장 길었다.
이날 왕 부장은 "우리는 한중관계 수교 30주년 기념을 위해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한국의 새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위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우리 신정부는 한중관계에서 상호존중과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중 양국이 상호존중과 신뢰를 쌓으면서 평등하게 협력하는 좋은 동반자가 돼야 다가올 미래 30년도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정부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중시한다. 자유와 평화, 법치 수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과 공조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며 "한중관계도 이런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입각해 상생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장관은 회담 중 "자유와 평화, 인권수호를 위한 협력", "북한이 대화로 복귀할 수 있는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 등 다소 직관적으로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양측은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나토 회의 참여 등 양국 간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직접적 언급을 피했다. 대신 왕 부장은 "양국간 서로에 대한 안정적 정책" 등을 강조했고, 박 장관은 "인권과 법치 수호를 위한 협력"을 언급하며 새 정부의 외교 방향성을 내비쳤다.
박 장관은 또 8일 G20 회의 참석 후 마지막 일정으로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및 하야시 요시사마 일본 외무대신과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와 지역·글로벌 현안 대응을 위한 3국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은 우리 정부 출범 후 한미일 외교장관 간 첫 3자 대면 협의로, 지난 2월 하와이 회담 이후 5개월 만이다. 지난 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당시 개최된 한미일 정상 회담 후 약 일주일만에 개최됐다.
박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자주의 강화, 식량과 에너지, 안보 대응 의제로 이번 회의에서 논의했다. 자유와 평화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국제무대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뜻깊은 자리"라고 자평했다.
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의 피격 사망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조전을 보냈음을 알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발생해선 안될 일"이라며 하야시 외무상에 애도를 표했다.
박 장관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앞서 G20 회의에서 하야시 외무상을 첫 대면한 데 대해 "오전에 회의 시작 전에 커피를 마시며 하야시 외무상과 만나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앞으로 양국 간에 긴밀히 의사소통해서 함께 노력하자고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 늦게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소식에 다들 놀랐다"며 "하야시 외무상 자리로 가 '이것은 그야말로 폭력적 범죄로서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전했다.
한미일 외교장관은 이어진 회의에서 북한·북핵 문제 관련 그간 3국이 각급에서 긴밀히 소통해 온 점을 평가하고,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 앞으로도 3국간 공조를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한미일이 우선순위를 두고 다루어나가야 할 시급한 과제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강력한 대응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달 29일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걸쳐 3국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알린 바 있다.
박 장관은 기자들에 "공급망, 팬데믹, 기후변화 분야에서 세 나라가 함께 직면한 21세기 새로운 지역, 글로벌 도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앞으로 3국 간 지속적으로 긴밀히 소통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 장관이 오는 18~21일 취임 후 처음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을 조율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선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인해 다시 조율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 조문 사절로 방문하는 방안도 일본 측의 준비 상황에 따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3국 장관회담 전 3국 북핵 수석대표들이 만나 사전조율을 위한 협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west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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