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해상자위대원 총에 숨진 아베는 누구인가.. 대표적 反韓 인사

강구열 2022. 7. 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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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선거지원 유세 중 총격 피습을 받고 세상을 떠난 아베 신조(安倍晋三·67) 전 총리는 일본의 최장수(8년 9개월) 총리이자 총리 퇴임 이후에도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을 이끌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상왕으로 불린 우익의 구심점이었다.

 상대적인 비둘기파이자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대화를 중시하는 입장인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를 의식해 자기 색깔을 제대로 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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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선거지원 유세 중 총격 피습을 받고 세상을 떠난 아베 신조(安倍晋三·67) 전 총리는 일본의 최장수(8년 9개월) 총리이자 총리 퇴임 이후에도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을 이끌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상왕으로 불린 우익의 구심점이었다. 한국과는 과거사 문제로 충돌하며 재임 중 수출제한 조치를 취하는 등 악연을 이어왔다. 

아베 전 총리는 2차대전 A급 전범인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가 총리를 지냈고, 아버지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는 외무상 등을 지낸 정치명문가 출신이다. 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는 현재 방위상이다.

1993년 야마구치(山口)현 중의원 의원으로 당선되며 본격적인 정치를 시작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집권기 시절인 2005년에는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 자리에 올랐다.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이용객들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습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뉴시스
2006년 52세에 전후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으나 1년 만에 퇴진했다. 그러나 5년 뒤인 2012년 재집권에 성공해 2020년 건강 문제로 사임할 때까지 ‘아베 1강(强)’이라고 불리는 독주 체제를 유지했다. 재임 중 쌓은 영향력은 퇴임 후에도 유지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위상을 바탕으로 스스로 ‘필생의 업’이라고 강조한 개헌에 매달렸다. 총리 재임 중 개헌 지지 세력이 의회의 3분의 2를 넘긴 적이 있었지만, 국민 여론 등에 가로막혀 개헌안을 발의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군사적 팽창 등으로 일본 국민들의 안보 의식이 높아지자 자위대의 헌법 명시 등을 골자로 한 개헌을 앞장서 주장했다. 국방력 강화에도 관심이 커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인 방위비를 2%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이끌었다. 이같은 내용은 이번 참의원 선거 자민당의 공약으로 반영됐다.    

8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이송된 가시하라시 나라현립 의과대학 병원에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도착하고 있다. 일본 역대 최장기간 총리를 역임한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참의원 유세 가두연설을 하던 중 총격을 받고 긴급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64)가 8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총격을 받아 의식불명 상태인 아베 신조 전 총리(67)와 관련해 취재진에게 설명하던 도중 잠시 발언을 멈추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적인 측에서는 금융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앞세웠다. 적극적으로 돈을 풀어 일본 경제를 장기침체에서 탈피시키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모리토모학원이 국유지를 헐값에 사들일 수 있도록 영향을 행사했다는 등의 의혹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를 이끌며 한국과 극한 대립을 촉발했던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문제 등으로 재임 중 한국 정부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특히 지금도 양국 관계의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한국 대법원의 2018년 강제동원 피해 배상 판결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이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반도체의 핵심 소재, 부품, 장비의 수출제한 조치를 일방적으로 취했다. 지난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천도 그의 입김이 작용한 사례로 꼽힌다.

8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활동을 하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67)를 총기로 저격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아래·41)가 범행 직후 제압당하고 있다.   나라 로이터=연합뉴스
이 때문에 아베 전 총리의 부재가 앞으로의 한·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가 주목된다. 상대적인 비둘기파이자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대화를 중시하는 입장인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를 의식해 자기 색깔을 제대로 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윤석열정부가 관계개선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임에도 일본 정부가 뻣뻣한 태도로 일관한 것이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아베 전 총리를 정점으로 하는 보수파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았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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