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망에 '충격의 열도'..94세 아베 모친은 정신착란 증세

김선영 기자 2022. 7. 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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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8일 오전 11시 30분쯤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 연설중 한 남성이 쏜 수제 산탄총을 맞고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지난 7일 생전 마지막으로 올린 참의원 선거 유세 현장 사진. 아베 신조 페이스북 캡쳐
아베 신조(가운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6월 14일 어머니 기시 요코(왼쪽) 여사의 94번째 생일을 맞이해 부인 아키에 여사(왼쪽서 세번째), 큰형 아베 히로노부(오른쪽서 세번째), 막내동생 기시 노부오(오른쪽) 방위상 등 가족과 모여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아베 신조 페이스북 캡쳐
8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요미우리 신문 호외를 시민에게 나눠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녀 없어 아내는 홀로 남겨져

아베 신조(安倍晋三·67) 전 일본 총리가 8일 오전 11시 30분쯤 나라(奈良)시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역 인근에서 유세 도중 총을 맞아 사망하면서 일본 열도는 깊은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

해당 소식을 들은 아베 전 총리의 어머니 요코(94·陽子)여사가 정신 착란 증세를 보이고 있고, 아내인 아키에(昭惠) 여사는 병원에서 ‘심정지’ 상태인 남편을 마주한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이날, 가두 연설 도중 가슴에 수제로 만든 산탄총에 맞고 쓰러져 몇시간 뒤 사망했고, 용의자 야마가미 테츠야(41·山上徹也)는 살인 미수 혐의로 현장 체포됐다.

일본 시사주간지인 슈간겐다이(週刊現代)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집권 자민당 의원은 “가장 걱정되는 것은 94세가 된 아베 전 총리의 어머니 요코의 심경”이라며 “관계자에 따르면 (요코 씨가) 정신 착란 증세를 보였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정치 거물’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딸인 요코 여사는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무상과 1951년 결혼, 둘째인 아베 전 총리를 비롯해 슬하 3남을 두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14일 요코 여사의 94번째 생일을 맞이해 도쿄 자택에서 형제들과 함께 축하 파티를 열기도 했다. 해당 자리에는 아키에 여사, 외가에 양자로 보냈던 삼남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 가족도 참석했다.

아베 전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는 피격 사건 발생 1시간 뒤인 이날 오후 12시 25분 쯤 도쿄(東京)도 자택에서 승용차를 타고 출발했다. 아키에 여사는 오후 3시 15분 쯤 교토에 도착, 급행 열차를 타고 간 나라(奈良)시의 병원에서 남편의 사망신고를 받아 들었다. 경호원들에게 둘러 쌓인 아키에 여사는 양손에 여행 가방을 든채 고개를 푹 숙인 모습이었다.

나라현립의과대 부속병원 의료진은 8일 오후 6시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가족분(아내 아키에 여사)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 구급차에서 내렸을 때부터 (아베 총리는) 계속 심정지 상태였다”고 밝혔다.

아키에 여사는 1987년 아베 전 총리와 결혼한 뒤,줄곧 그의 정치 인생을 함께 해왔다. 아베 전 총리 부부 사이에는 자녀가 없다. 아키에 여사는 과거 “자녀를 가지려고 불임 치료를 오래 받았지만, 잘 되지 않았다”며 언론에 고통스러웠던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일본 시민들은 홀로 남겨진 아키에 여사의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40대 도쿄도민은 “홀로 남은 아키에 여사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방위상 역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격은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 행위”라며 “용의자 배경이 어떻든 간에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평소 건강이 안 좋은 것으로 알려진 기시 방위상은 휠체어를 타고 나와 겨우 말을 이어가는 등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도쿄 시민들 역시 충격적에 휩싸여 있었다다. 한 30대 남성은 “동일본 대지진 이래 가장 충격적이다”라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이런식의 폭력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가 전날 오후 올린 생전 마지막 페이스북 게시물에도 일본 네티즌들의 추모가 격려글이 달렸다. 지난 7일 아베 전 총리는 참의원 선거에 첫 출마한 후보를 응원하며 “힘든 투쟁, 그녀의 강철 신념에 회장은 불탔습니다. 일본을 지켜낼 후보에 힘을!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해당 글에 한 네티즌은 “선생님 부디 빨리 회복하시기만을 기도합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였던 아베 전 총리는 본인이 평생 업으로 삼아온 정치 유세 현장에서 비극적인 사건으로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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