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전 총리, 유세 중 피격.."용의자, 전직 자위대원"
[앵커]
일본의 최장수 총리를 지낸 아베 전 총리가 피격당했습니다. 이틀 뒤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거리 유세를 하던 중이었는데요. 전직 자위대원인 40대 남성이 쏜 총을 맞았습니다. 용의자는 살인 미수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현재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심장과 호흡이 멈춘 위독한 상황인데요. 관련 속보를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8일)은 하나의 픽입니다. < 아베 피격 >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피격당했습니다.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유세에 나섰다가 총격을 받고 심폐 정지상태에 빠졌습니다.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일본 ANN 보도 :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오전 11시 반경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수상한 남성에게 배후에서 습격을 당했습니다. 나라현 나라시에서 거리 연설 중 자민당의 아베 전 총리가 습격을 당했습니다.]
이렇게 일본 현지 보도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격 상황이 담긴 영상 그리고 아베 전 총리의 상태에 관한 속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장면은 아베 총리가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에서 거리 유세를 하는 장면입니다. 오전 11시 반 무렵 상황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연단 뒤편에서 희뿌연 연기와 함께 총성이 울립니다.
곧이어 두 번째 총성이 울립니다.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도로 위에 쓰러진 아베 전 총리, 가슴 부위에 출혈이 있었습니다. 대도시의 전철역 한복판, 대명천지 한낮에 일본의 전직 총리가 총격을 받은 겁니다. 당 관계자와 경호원들 그리고 시민들이 아베 전 총리를 둘러쌌습니다.
[미국 CNN 보도 : 아베 전 총리가 쓰러졌습니다. 근처에서 목격한 기자에 따르면, 갑자기 총성이 들린 뒤 아베 전 총리의 가슴 주변에서 피가 흘렀고 총성은 두 번 들렸으며 10분 뒤 구급차가 도착했습니다.]
총성이 울린 직후, 경찰은 용의자를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반팔 폴로셔츠에 긴 바지, 마스크를 쓴 남성이었고요. 손에 든 것은 범행에 쓴 총기로 추정되죠. 달아나는 용의자의 팔과 가슴, 다리를 붙들어 제압합니다. 용의자는 나라현에 거주하는 41세 남성 야마가미 테츠야로 확인됐습니다. 현장에서 살인 미수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총기도 압수했습니다. 맨 처음 '산탄총'으로 추정된다고 했던 이 총은 불법 사제총이 유력한 것으로 밝혀졌고요. 일본 TBS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는 전 해상 자위대 장교 출신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까진 범행 동기, 계획 범죄 여부 등 밝혀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현재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인데요. 목격자에 따르면, 첫 총성 후엔 그대로 연설을 이어갔는데, 두 번째 총격 후 힘없이 쓰러졌다고 합니다. 가슴 그리고 목 주위에도 출혈이 있었습니다.
[일본 시민 : 정말 놀랐습니다. 이런 일이 일본에서 일어날 줄은 몰랐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자신의 철학이 확고한 총리였습니다. 안타깝고, 무사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시민 :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아베 전 총리는 총리로서 아주 오랫동안 열심히 일했습니다. 정말 많이 충격적입니다.]
맨 처음 구급차로 이송되던 때만 해도 의식이 있었고, 소리에도 반응을 했다는데요. 이후 소방당국은 아베 전 총리가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습니다. 심장과 호흡이 정지했지만 의사가 사망 판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죠. 현재 응급헬기를 타고 더 큰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상황입니다.
[마쓰노 히로카즈/일본 관방장관 : 이번 일은 용서할 수 없는 일로 정부로서는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대응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의 제 90대, 96, 97, 98대 총리직을 지냈죠. 통산 재임일수 3188일, 연속 재임 일수 2822일을 기록한 역대 최장수 총리입니다. 경제 정책의 상징인 '아베노믹스'를 통해 한 때 지지율 70%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었죠.
[아베 신조/전 일본 총리 (2006년 9월 26일) : 오늘 나는 아름다운 나라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새 내각을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모리토모 스캔들, 벚꽃 스캔들 등 각종 비리 사건이 불거졌고, '아베노믹스'도 점차 동력을 잃었습니다. 2020년 9월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스스로 총리직을 내려놓았는데요. 표면적인 사유는 건강 문제이지만, 코로나 방역, 안보, 경제 정책의 실패로 지지율이 역대 최저로 추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아베 신조/전 일본 총리 (2020년 8월 28일) : 발병과 치료를 병행하면서 체력이 온전치 않은 가운데 정치 판단을 잘못 내리거나 결과를 내지 못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국민 여러분의 신임에 자신을 갖고 부응할 수 없는 이상, 총리대신의 자리에 계속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일본 보수세력의 구심점이자, 자민당 최대 파벌의 수장입니다. 후임 총리를 뽑을 때도 아베의 선택이 곧 자민당의 선택이 됐죠.
[스가 요시히데/당시 일본 관방장관 (2020년 9월 2일) : 아베노믹스를 이어나갈 책임을 가지고 더욱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일본은행과의 관계도 아베 총리처럼 유지하고 싶습니다.]
[기시다 후미오/당시 일본 외무상 (2021년 9월 12일) : 아베노믹스에 의해 기업 수익, GDP 등 많은 수치가 좋아졌습니다. 틀림없이 경제는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참의원 선거 국면에서 들어선 최근, 이렇게 지역 후보와 함께하는 동반 유세에 일정이 많았습니다. 아베 정권을 계승하는 기시다 내각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개헌 발의가 가능한 의석수 3분의 2를 확보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선거인 만큼 아베 전 총리가 직접 '발 벗고 뛰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연설 도중 피격이라는 믿기 힘든 비극에 일본 정치권은 충격을 금치 못하는 모습입니다. 역시 지원 유세에 나섰던 기시다 총리, 관저로 급히 복귀했고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 아베 전 총리는 위독한 상태입니다. 아베 전 총리가 이 고통에서 살아남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비열한 만행이며, 결코 용서할 수 없습니다.]
전 세계도 깊은 우려와 위로의 메시지를 냈습니다. 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 현장에 있던 하야시 일본 외무상에게 "매우 충격적이다. 아베 전 총리의 쾌유를 기원한다"며 위로를 전했고요. 미국 블링컨 국무장관도 "매우 매우 슬픈 순간"이라며 "우리의 기도는 아베와 아베의 가족 그리고 일본 국민들과 함께 한다"고 밝혔습니다.
용의자와 관련된 속보가 계속 들어옵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야마가미 테츠야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었고, (아베를) 죽이려고 생각하고 노렸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익명의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이 총기가 수제 총기로 보인다"고도 전했는데요. 총신을 테이프로 두른 것을 고려하면 총기가 직접 제조됐거나 개조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지난해 일본에선 한 남성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오늘 발제는 일단 여기서 마치고요. 들어가서 계속 더 속보 챙겨보겠습니다. 뉴스픽 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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