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너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법원 결정 이행하라"(상보)

교보생명의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8일 주주간 분쟁 원인을 제공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법원 결정과 ICC(국제상업회의소) 판정을 통해 확인된 계약상 의무 이행을 촉구했다. 한국거래소가 교보생명의 예비상장심사를 승인하지 않은데 따른 조치다.

어피너티 컨소시엄 측은 "거래소의 IPO 불승인 결정이 필요한 절차를 거쳐 교보생명 관련 제반 상황을 고려해 내린 결정으로 이해한다"면서 "시장의 예측대로 교보생명이 상장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대주주 개인의 분쟁에서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해 무리하게 IPO를 추진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신 회장의 위법하고 부당한 다툼으로 인해 장기간 발생한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과 교보생명의 성공적인 IPO를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신 회장의 성실한 의무이행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교보생명은 이 과정에서 회사의 인력과 비용을 낭비하고 다시 한 번 시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게 됐다"며 "이같은 결과가 나온 건 사필귀정이며 교보생명은 대주주의 이익이 아닌 회사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거래소는 기업공개(IPO)에 나선 교보생명에 대한 예비상장심사 결과 미승인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당초 교보생명에 대한 상장심사는 올해 1월 중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였으나 2대 주주인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분쟁이 해결되지 않아 심사가 미뤄졌다. 거래소는 이번 IPO 심사 때에도 주주간 분쟁 여부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2012년 당시 2대 주주였던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1주당 24만5000원(총 1조2000억원)에 교보생명 지분 24.01%를 사들였다. 이후 2018년 10월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신 회장에게 주당 40만9912원에 풋옵션을 매수해달라고 요구했고 신 회장이 이를 거절하자 분쟁이 시작됐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즉각 ICC에 중재 신청을 했고 신 회장은 어피너티 컨소시엄 관계자들과 기업가치 평가를 수행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들을 형사 고발했다. ICC는 어피너티가 요구하는 가격에 풋옵션을 매수하지 않아도 된다며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국내 형사재판에선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에 무죄가 인정됐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신 회장이 자신들과 벌이는 법적 공방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IPO를 이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보생명 측은 IPO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주주간 분쟁도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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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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