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확산에 연일 '코로나 더블링'.."여름철 재감염 위험 높다"
13일 거리두기 재개 발표할지 주목
전세계 급속 번지는 BA.5 변이
오미크론보다 재감염률 10배
면역효과 줄고 이동량도 늘어
전문가 "재확산 원인 복합적
중환자는 크게 늘지 않을 듯"
4차접종 권고는 의견 엇갈려
8일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재유행 경고등이 하나둘 켜지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국면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새로운 재유행으로 들어간다고 판단되면 각종 방역 조치들과 의료 대응 조치를 어떻게 변경할지 검토 중"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각종 다양한 방역 조치들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변경한다면 어떤 식으로 변경할 수 있을지 등을 오는 13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재유행의 원인으로는 변이 확산과 이동량 증가 등이 언급됐다. 이기일 총괄조정관은 "BA.5 변이 바이러스 확산, 여름철 이동량의 증가와 실내 감염, 면역 효과 감소 등의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재유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면역 회피 특성을 지닌 BA.5의 검출률은 6월 둘째 주 1.4%였던 것이 다섯째 주에는 28.2%까지 높아졌다.
현재 미국에선 BA.5가 이미 우세종이 됐다. 미국에서 최근 6개월간 확진자 25만7000여 명을 조사했더니 15%가 재감염이었고 대부분 BA.5 변이에 감염됐다.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 재감염률이 1.5%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해 10배가 넘는 수치다. 검출 증가 속도는 스텔스 오미크론(BA.2)에 견줘 35.1% 빠르다. 기초감염재생산지수로 보면 BA.1 변이가 9.5명에게 전파될 때 BA.5는 18.6명에게 퍼진다.
하버드 의대에 따르면 확진자와 백신 접종자들이 BA.5에 대해 중화항체를 생성하는 수준은 비변이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21분의 1이다. 확진이나 백신을 통해 얻은 면역력은 BA.5에 대한 방어 효과가 사실상 전무하다.
영국보건청에 따르면 BA.5는 감염자에 대한 중화능(바이러스 감염에 대응하는 방어력)을 BA.2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시킨다. 이는 재감염 가능성이 3배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 외출 후 손 씻기, 하루 3번 이상 실내 환기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준수할 것을 적극 권장했다.
특히 BA.5가 면역 회피력이 높은 만큼 재감염 증가를 우려하면서도, 이번 확산세가 중환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4차 백신 접종을 권고해야 한다는 주장과 조기 진단·처방으로도 충분하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위기대응분석관은 "최근 해외 임상 연구에 따르면 미접종자가 오미크론에 감염될 경우 항체가 거의 남지 않아 재감염 확률이 매우 높다"며 "예방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후 감염돼 하이브리드 면역을 획득했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BA.5가 면역 회피력이 높은 만큼 재감염은 우려할 수준"이라면서도 "문제는 '재감염 시 중증도가 높아질 것이냐'인데, 백신 접종자의 경우에는 전반적으로 중증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재유행이 진행되고 있으니 고위험군에는 4차 접종을 적극 권고해야 한다"며 "일반군은 3차 접종만으로 중증예방 효과가 증명되고 있어 조기 발견 후 치료하는 식으로 대응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백순영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60세 이상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4차 접종은 강제가 아닌 선택에 맡기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령층이라고 하더라도 이제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입원보다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입원을 걱정해야 하는 때"라면서 "중화항체를 늘리기 위해 백신을 반복 투여하는 것이 건강에 더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고위험환자(장기 이식 환자, 다른 질환으로 투병하던 고령자)의 경우에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조기 투여하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시균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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