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징계' 후폭풍 與 강타.."쿠데타·반란군" 반발 속 수습 시도(종합)
선수별 모임 연쇄 개최..'이준석 고립작전' 가속화 속 자진사퇴론 부상 주목
李, '징계 불복' 사퇴 거부..대혼돈 속 차기 당권투쟁 조기 점화 전망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초유의 당 대표 징계 사태에 따른 메가톤급 후폭풍이 국민의힘을 강타했다.
8일 새벽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내리면서 사실상 리더십 진공 상태가 된 당 내부에서 윤리위의 이번 결정을 둘러싸고 거친 파열음이 분출하고 있다.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이날 오전 일제히 윤리위를 비판하며 이 대표를 감쌌다.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윤리위가 당원과 국민이 뽑은 당권에 대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본다"며 "반란군은 토벌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선과 지선 승리로 이끈 당 대표를 물증 없이 심증만으로 징계한 건 부당하고 당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건 극렬 유튜버의 농간에 발맞춘 윤리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에 참여한 천하람 변호사는 CBS 라디오에서 "정당사에 있어서 거의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 일이 아닌가 싶다"며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그렇게 결론이 근거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참 착잡한 징계"라고 말했다.
김웅 의원은 SNS에 이 대표의 대선 시절 유세 사진을 올려놓고 "남이가 진 앞에 출몰하면서 사력을 다하여 싸우니 향하는 곳마다 적이 마구 쓰러졌고 몸에 4, 5개의 화살을 맞았으나 용색이 태연자약하였더라"고 썼다.
조선 세조 시절 무공을 쌓아 만 25세의 젊은 나이로 병조판서에 올랐으나 유자광 등의 공격으로 역모죄로 처형된 남이 장군을 이 대표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박민영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옳고 그름을 떠나 윤리위의 결정은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마찬가지로 당헌당규상 명시된 이준석 대표의 자구 권한도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심 청구와 법원의 가처분 결정 등 남은 절차를 기다린 뒤 결론을 내려도 늦지 않다"고 썼다.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결별'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이번 중징계 결정에 대해 "납득이 안 된다. 국민의힘은 이 사태로 인해 치명상을 입은 것 같다"며 "순리적으로 해결을 못하고 대표를 징계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잘 맞지가 않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지율은 한 10%(포인트) 쯤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에 불복,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총력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이에 징계 보류권 행사·재심 청구·가처분 신청 등 다양한 방법을 열거한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예정된 언론 인터뷰 등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주말까지 대응책을 검토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징계로 당내 주도권 확보의 발판을 마련한 당내 친윤(親尹) 그룹 등은 이번 윤리위 결정에 말을 아끼며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자칫 이번 사태로 당의 내홍이 확대되고 안 그래도 부진한 여권 지지율에 초대형 악재로 작용해 역풍이 불어닥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미 국민의힘 홈페이지에는 이 대표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이번 징계 사태에 대한 실망감을 표하며 탈당 의사를 밝히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여심위 참조)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7%로 지난주보다 6%포인트 하락하면서 취임 후 약 두 달 만에 처음으로 40% 밑으로 떨어졌다.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및 70대 이상과 2030 세대에서 이탈이 컸다.
사태 수습을 위한 움직임도 시작됐다.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게 된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최고위원들과 비공식 간담회를 갖고 "당 윤리위는 국가로 이야기하면 사법부에 해당해 윤리위 결정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지도부가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고 당 안정화를 위해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한다. 모두 협조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 원내대표는 오는 11일 예정된 최고위원회의를 본인이 주재하기로 하는 등 이 대표의 공백을 맞아 당내 '교통정리'에도 나섰다.
당내 초선 의원들은 오는 11일 오전 회의를 열어 제5기 운영진을 선출하고 당내 현안을 논의한다. 중진 의원들도 다음 주 중 모임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 이번 사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물밑에서 오가는 가운데 각급 모임에서도 '이준석 자진 사퇴론'이 정식으로 제기될지 관심이 쏠린다. 친윤 그룹을 중심으로 자진사퇴를 유도하기 위한 '고립 작전'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이 높아지는 것과 맞물려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염두에 둔 차기 당권주자들의 내부 권력투쟁도 조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임시 전대 및 조기 전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등 새 지도부 선출 방안이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고 차기 당권 주자들도 각기 유불리에 따른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국민의힘은 11일 오후 3시 의원총회를 열어 이번 사태에 따른 수습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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