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청약 노리는데..'여순광대' 들어보셨나요?
눈길 끄는 청약 단지는
GS칼텍스 롯데케미칼 포스코 등
대기업이 지역경제 떠받치는 전남
2년전 지방 침체기때도 나홀로 상승
투기과열지구서 해제된 대전에선
세종시와 가까운 유성·서구 유망
규제 묶인 세종 '풍선효과' 기대
대구는 수성구 외엔 전매제한 없어
당장 부동산 시장 반등 힘들겠지만
구축 아파트 사서 임대투자 나설만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여·순·광은 2~3년 전 지방 침체기에도 상승세를 보였던 곳"이라며 "원동력은 이들 지역에 들어선 대기업 종사자들의 높은 구매력"이라고 설명했다. GS칼텍스, 롯데케미칼, 포스코 등이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덕에 수요가 탄탄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충분히 기반을 갖춘 지역이기 때문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시장이 반등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광양의 경우 지난 5월 말 기준 전남 미분양 주택의 절반이 몰려 있는 지역이라 입지 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광양에선 이달 900가구 이상 대단지 두 곳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포스코건설은 7월 마동 348-4 일원에 '더샵 광양라크포엠'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9개동, 전용면적 84~159㎡, 총 92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광양시 내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중마생활권에 위치해 교통, 교육, 편의시설 등 생활 인프라스트럭처를 누릴 수 있다. 대우건설도 광양읍 용강리 산1-1에 들어서는 '광양 용강지구 푸르지오'(가칭)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총 10개동, 992가구로 조성되며 전용 59~105㎡로 구성될 예정이다.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된 대전 역시 눈여겨볼 만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번 조치로 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변경됐다. 완화 효과는 비규제지역에 비해 크지 않지만 최근 대전 주택 시장의 흐름 자체가 견조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게 분양업계와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전의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고 올해 청약을 진행한 6개 단지 모두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대전은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아 새 아파트 대기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전 내에서도 세종시와 인접한 유성구와 서구를 주목하고 있다. 세종의 집값 흐름은 하락세지만 여전히 유입인구가 많고 올해부터 입주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해 배후 지역으로 수요가 넘어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7668가구였던 세종시 입주물량은 올해 2284가구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역시 1782가구일 것으로 집계됐다. 세종시가 여전히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는 점 역시 풍선효과를 예측하는 요인이다.
이달 한화건설은 대전 서구 정림동과 도마동 일대에 '한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84㎡ 단일 주택형, 총 1349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여의도공원의 17배인 약 400만㎡에 달하는 '월평근린공원'이 단지 옆에 개발될 예정이라 녹지 공간을 누릴 수 있다.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단지들이 많아 정비사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는 중구에선 SK에코플랜트가 '중촌 SK뷰'를 분양할 계획이다. 중촌동1구역 주택재건축 사업으로 지어지는 단지로, 전용 59~84㎡ 총 808가구로 조성되며 이 중 307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는 등 부동산 시장 침체 속도가 비교적 가파른 대구는 다른 규제 해제 지역들에 비해 전망이 다소 어둡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과거 다른 지역의 규제 해제 과정을 보면 당장 시장이 반응하지는 않는다"며 "특히 침체기가 길었던 대구의 경우 규제지역 해제로 당장 분위기가 급반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대구의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6월 기준 64.8로 서울(78.0)은 물론 경기와 5대 광역시, 울산 등 타 지역보다 낮다.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일선 중개업소들을 대상으로 향후 3개월 후 아파트 매매가격을 전망하도록 해 작성된 지표로, 지수가 100이면 '보합'을 나타내고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 답변이 높다는 의미다.
다만 입지가 좋은 곳에서 분양되는 신규 아파트는 노려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권 팀장은 "수성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전매제한이 없어졌다"며 "분양 시장은 매매 시장보다는 조금씩 변화들이 도드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미분양 사태의 영향 등으로 분양을 미뤄왔던 대구 지역 단지들은 규제 지역 해제를 맞아 하나둘씩 분양에 나설 전망이다. 남구에서는 현대건설이 대명동 202-1 일대에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 분양을 준비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최고 48층, 7개동, 전용 84~174㎡ 977가구와 주거형 오피스텔 2개동, 전용 84㎡ 266실의 총 124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부동산 정보업체 포애드원이 부동산R114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7~8월 두 달간 대구에서 분양될 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총 7883가구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경기(2만3935가구)와 인천(9549가구)에 이어 가장 많다.
수성구 외 지역이 고분양가관리지역(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신규 분양 아파트들의 분양가가 오를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권 팀장은 "현재와 같은 대구 시장 분위기에서 사업자들이 분양가를 올리는 모험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월세 수요를 겨냥한 기존 주택 매매도 고려해볼 수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매매 시장이 위축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임대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비싼 신축 아파트를 사거나 분양받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를 구매해 전월세를 주는 식의 투자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이 커지고 있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석희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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