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재택근무도 노동자 권리" 법제화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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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하원이 재택근무를 노동자의 권리로 인정하는 법안을 지난 5일(현지 시각) 가결했고, 최종 승인을 위한 상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네덜란드 현행법은 노동자가 재택근무를 요청하면 고용주가 이유를 밝히지 않아도 거절할 수 있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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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하원이 재택근무를 노동자의 권리로 인정하는 법안을 지난 5일(현지 시각) 가결했고, 최종 승인을 위한 상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네덜란드 현행법은 노동자가 재택근무를 요청하면 고용주가 이유를 밝히지 않아도 거절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번 새 법안이 통과되면 고용주가 노동자의 재택근무 요청을 거부할 경우 그 이유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네덜란드는 지난 2015년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노동자가 근무 일정과 장소를 조정할 수 있게 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지난 2018년 기준 네덜란드 노동자의 원격 근무 비율은 14%로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당시, 네덜란드 정부는 재택 사무실 설치 등 재택근무에 드는 비용을 기업에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며, 네덜란드 내에서 출근을 재개하려는 고용주와 재택근무를 계속하려는 직원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다. 이에 진보 성향의 D66(민주 66당)과 녹색당은 재택근무를 노동자의 권리로 명시하는 이번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D66당의 스테번 반 베이엔베르흐 의원은 “노동자가 행복해야 고용주도 행복하다”며 법안이 노사 양측에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녹색당의 세나 마투 의원은 “이 법안은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단계”라며 “노동자들은 통근 시간이 줄어들며 일과 삶의 균형을 찾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다수 네덜란드 노동자들은 코로나 팬데믹 시절 행해졌던 유연 근무제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금융, 기업, 정부기관 등에서 일하는 네덜란드 직원 53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0%가 직장과 집에서 업무를 병행하는 것을 원했다. 회사에서만 일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10%에 불과했다. 90만명 규모의 조합원을 둔 네덜란드 노동조합 연맹 측은 “팬데믹 기간 우리는 노동자가 재택근무와 회사 근무를 번갈아 했을 때 더 행복하고 생산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일부 네덜란드 기업들도 원격 근무를 계속 허용할 경우 생산성과 근로자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금융 기업 ING는 본사 직원들이 총 근무 시간 중 50%를 집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맥주회사 하이네켄 역시 직원들이 일주일에 이틀씩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유럽의 다른 국가들도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노동자를 법으로 보호하고 있다. 스페인은 재택근무자와 사무실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차별해 승진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포르투갈에선 근무 시간 외에 고용주가 직원에게 연락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지난해 통과됐다. 다만 노동자들이 ‘집에서 일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국가는 아직 없었다.
한편, 현재 미국이나 영국 등에선 노동자가 재택근무를 원할 경우 고용주와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주는 국가 차원의 보호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WSJ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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