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물러날 생각 없다"..격랑 휩싸인 집권 여당
[앵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내리면서 집권 두 달 만에 여당이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으로 당 수습에 나선 가운데 이준석 대표는 당 대표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며 징계 불복 의사를 밝혔습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해 정국 상황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성호 기자!
[기자]
네, 국회입니다.
[앵커]
오늘 새벽 징계 결정 직후엔 이준석 대표가 입장을 별도로 밝히진 않았는데, 징계 불복 의사를 라디오 방송에서 밝혔군요?
[기자]
네, 이준석 대표는 어제 윤리위원회에 소명한 뒤 국회에 모습을 보이지는 않고 있는데, 오전에 KBS 라디오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당 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고, 윤리위 형평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요.
당 대표에게 징계 처분권이 있으니 납득할 상황이 아니면 처분을 보류하겠다면서 가처분 소송이나 재심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준석 대표 얘기 들어보시죠.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징계처분권이라는 것이 당 대표에게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납득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징계처분을 보류할 생각입니다. (당 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은 없으시죠?) 저는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이후 SNS에 '한 달에 당비 천 원을 내면 3개월 뒤 책임당원이 돼 국민의힘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며 2030 세대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글을 올렸는데요.
향후 자신의 거취를 놓고 당 차원에서 추가 조치에 나설 것에 대비해 당내 지지세력을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징계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 권한이 6개월 동안 정지되는 건데, 그동안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대표 역할을 대신 맡는 건가요?
[기자]
네, 당 대표에서 물러난 게 아니라 사고로 직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기 때문에 당헌·당규에 따라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게 됩니다.
권 원내대표는 윤리위원장이 당 대표 위임을 받아 징계를 결정한 순간부터 권한이 정지된 거라고 설명하고 있어서 현재는 권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을 겸임하는 체제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권 직무대행은 이 대표 징계에 대해 당 입장에서 매우 불행한 일이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정치 일정이 정해진 건 없다면서 당이 과거로 회귀할지 모른단 우려도 잘 알고 있고, 지금은 당의 혼란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게 당원의 의무라며 이렇게 주문했습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윤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의원 여러분께서는 각자의 입장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도한 해석과 거친 표현을 자제해주시길 바랍니다. 특히 익명 인터뷰는 절대 하지 말자는 부탁도 드립니다.]
[앵커]
이 대표 윤리위원회를 놓고 당 안팎에선 이른바 '윤핵관'과 '비핵관' 세력 다툼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는데요.
중징계 결정을 바라보는 당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앞서 들으신 것처럼 권성동 직무대행이 입장 표명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한 영향도 있는 것 같고, 친윤석열계 의원들도 아직은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윤리위원회가 당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무거운 징계를 결정한 만큼 '친윤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은 높아질 거로 보입니다.
반면에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은 윤리위의 쿠데타이고, 반란군은 토벌해야 한다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들어보시죠.
[김용태 / 국민의힘 최고위원(YTN '뉴스라이더' 출연) : 윤리위가 말씀하신 대로 믿을 수 없다, 그 한 마디에 당원권 정지 6개월을 했다는 것은 글쎄요, 저는 보이지 않는 정치개입이 있지 않을까…. 당 지도부를 흔들었고, 당원들을 갈라져서 싸우게 했기 때문에 저는 윤리위가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홍준표 대구시장도 당이 혼란한 상황에 대해서 쓴소리를 했습니다.
이준석 대표에게도 징계를 받아들이라는 취지로 말한 건가요?
[기자]
홍준표 시장은 먼저 누구도 자기 자신의 문제에 심판관이 될 수 없다며 이준석 대표가 징계 처분을 보류하겠다고 밝힌 걸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징계 기간인 6개월을 심신을 휴식하는 기간으로 삼아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사법절차를 통해 성 비위 의혹 등 누명을 벗는 데만 주력하면 전혀 새로운 이준석으로 업그레이드해 복귀할 수 있을 거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다른 글에서는 당 대표가 끊임없는 의혹 제기로 당권 수비에만 전념한 것이나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든 군기 세우기식 정치를 한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특히 당 내분 사태를 중재하는 중진의원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며 이제라도 중진들이 나서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국회를 찾아 권성동 직무대행을 만났는데요.
지금 당 상황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가 있었을까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에서 이준석 대표 징계와 관련해 언급한 내용이 있습니다.
이 발언 먼저 들어보시죠.
[윤석열 대통령 : 저도 국민의힘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늘 제가 말씀드렸지만, 당무에 대해서 더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
이진복 수석도 권성동 직무대행과 10분가량 비공개로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났는데, 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비서실에서 당의 상황에 대해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권 직무대행도 윤 대통령의 당부 사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며 당내 상황이 빨리 수습되길 바라실 거라고 답했습니다.
권 직무대행은 다음 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 의견도 듣겠다고 했는데,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만나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야당은 이준석 대표 징계, 그리고 여당 내홍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향후 여야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오늘 새벽 당 차원에선 이 대표 징계는 사필귀정이고, 당연한 결정이라는 논평을 냈는데요.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출근길 YTN과 만나 여당 내부 갈등 상황을 이렇게 꼬집었습니다.
들어보시죠.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이준석 대표를 팽하려는 계획의 일환 아니겠어요? 이준석 대표를 팽하고, 안철수 대표에게 당을 맡기려고 하는 계획이 실현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집권여당이 민생경제가 너무 어려운 시기에 내홍을 겪고 있어서 국회 운영이나 정국 운영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를 내비쳤습니다.
[앵커]
정치권에선 신구 권력 충돌도 격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네, 국민의힘은 연일 전 정권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해 피격 사건 자체 조사 결과 해경 고위직에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가 많이 포진해 있고, 이런 구조를 악용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던졌습니다.
들어보시죠.
[성일종 /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전 정권에서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해경 고위직 인사에 전방위적으로 개입해 왔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해경이 능력이 아닌 줄서기로 승진이 이뤄졌고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의미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용산 대통령실 앞을 찾아가 항의했습니다.
나토 일정에 민간인이 동행하고 대통령실에 윤석열 대통령의 친척이 채용된 것으로 알려지며 불거진 '비선·특혜 채용 논란'을 강력하게 규탄했는데요.
김종민 의원 발언입니다.
[김종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대통령 권력은 권력 총량이 규제돼 있어요. 권력 총량제입니다. 지금 초과권력, 권력 남용 많이하면 오래 못가요. 금방 권력 내려놔야 합니다.]
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월북 판단이 뒤바뀐 게 대통령실이 개입된 '정치사건'이라며 대통령실에 입장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정치부 조성호 기자와 이준석 대표에 대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중징계 결정, 이에 따른 정국 상황 짚어봤습니다.
YTN 조성호 (cho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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