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도 올라도 걱정인 국제유가..최고의 시나리오는 [유재희의 증시이슈]
국제유가 100달러 중심으로 등락
글로벌 투자은행 유가 전망 극명하게 엇갈려
KB "배럴당 70달러, 경기 국면 변화의 허들될 것"
올 상반기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각국의 경기 부양 기조가 지속된 가운데 지난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 달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뛰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도 안돼 100달러 아래로 수직낙하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서면서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된 여파다.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박 및 이에 따른 긴축 기조 강화 우려로, 국제유가 하락은 경기 침체 공포로 해석된다. 올라도, 내려도 모두 악재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유가 상승은 완만한 경기 하강 기대감으로, 유가 하락은 물가 압력이 완화된다는 점에서 호재로 인식될 수도 있다. 결국 속도의 문제이며 심리의 문제일 수 있다. 고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균형점을 이루는 적정 유가 수준은 존재할까. 유가는 그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일까.
Q.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국제유가 움직임에 대한 해석은?
A. 현재 국제유가는 ‘양날의 칼’이다. 국제유가 하락은 최근 금융시장 불안의 주요 요인이었던 고물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유가 하락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최근 일어난 유가 급락이 경기침체나 성장률 감소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게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흔들었던 ‘I(인플레이션)’의 공포가 ‘R(리세션)’의 공포에 밀려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김효진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부담이 경기 침체 우려로, 경기 침체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라며 “당장은 경기 침체 우려에 금융시장의 무게중심이 쏠려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가 하락이 호재보다는 악재로 인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Q. 국제유가 전망은?
A.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유가 전망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씨티그룹은 올해 말 배럴당 6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 반면, 골드만삭스는 배럴당 14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수요를 마비시키는 경기 침체가 닥치면 원유가 올해 말까지 배럴당 65달러로 떨어지고 내년 말에는 45달러로 폭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실업이 증가하고 가계 및 기업의 파산이 잇다를 경우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 상품시장 분석 책임자는 “불황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세계 경제는 여전히 성장세이며, 빡빡한 공급으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러시아가 보복 감산을 할 경우 배럴당 38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JP모건도 “러시아가 하루 500만 배럴을 감산한다면 유가가 380달러까지 폭등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투자은행들의 유가 전망이 적게는 45달러에서 많게는 380달러까지 벌어진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같이 투자은행들이 상반된 유가 전망을 내놓은 건 원유 공급 부족이 현실화하는 상황에 경기침체 등 변수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Q. 국제유가, 최고의 시나리오는?
A. 국제유가 움직임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가격 하락은 결과적으로 경제의 비용을 낮춰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시장의 관심은 경기우려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균형점을 맞출 수 있는 국제유가 수준이 어느 레벨인지로 모인다.
이에 대해 김효진 이코노미스트는 ‘배럴당 70달러’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배럴당 70달러는 1년전 국제유가의 평균 수준으로, 비용부담이 크지 않아 수요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명목 GDP 대비 유류 소비 비중으로 추정한 적정 유가 수준이며, 이 경우 연말 물가 부담도 낮아져 미국 연준의 긴축 스탠스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재희 (jhyoo7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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