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감염 위험↑' BA.5 재유행 주도..정부, 방역대응계획 다음주 발표
오미크론 세부 계통인 BA.5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며 코로나19가 재확산 국면에 들어섰다. 백신 접종과 오미크론 유행으로 형성된 면역 효과가 시간이 지나 감소한데다가, 면역회피성이 높은 BA.5의 확산으로 돌파감염과 재감염의 위험성이 커졌다. 정부는 오는 13일 재유행에 대비해 마련한 의료·방역대응체계를 발표할 계획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9323명으로, 지난 5일 이후 나흘 연속 2만명에 육박했다. 1주 전 같은 요일(1일·9528명)보다 2배(9795명) 가량 불어난 수치다. 이번주(4~8일) 내내 하루 확진자가 전주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주 일평균 확진자 수는 1만5277명으로 전주 같은 기간 8193명보다 86.5% 증가했다. 다음달 중 하루 10만~20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거란 예측도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6일 라디오에서 “빠르면 8월 중순, 늦으면 9월이나 10월쯤 (하루) 10만명에서 20만명 정도의 확진자 규모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재유행 진입에 긴장하고 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가 다시 확산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이 조정관은 재확산의 원인으로 BA.5 변이 확산, 여름철 이동량 증가, 실내감염, 면역효과의 감소를 지목했다.
특히 6월5주 기준 BA.5의 검출률이 28.2%로 3주 만에 27%포인트 가까이 급증하면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BA.5 변이의 유행으로 백신 접종자의 돌파감염, 기감염자의 재감염 가능성이 커졌다.
하버드대 등에서 진행한 해외 면역 회피성 관련 연구에 따르면, 백신 접종과 자연감염으로 면역력을 획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BA.4, BA.5에 대한 중화항체(감염을 방어하는 면역 항체) 반응을 평가한 결과 중화항체 생성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자들은 BA.4와 BA.5에 대해 원형 균주 코로나19보다 약 20배, 오미크론 변이 BA.1(원조 오미크론), BA.2(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약 3배 낮은 중화항체 생성 수준을 보였다. 백신을 맞았거나 코로나19에 이미 걸렸던 사람도 쉽게 감염·재감염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위중증률이나 사망률은 기존 변이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 역시 전반적인 코로나19 증상들이 나타나고, 별도로 관찰된 독특한 증상은 보고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재감염자의 사망 위험과 입원 위험이 처음 감염된 사람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손영래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통상적으로 감염된 이후 면역체계가 한 번 코로나19에 대해 감작된 상태이기 때문에 재감염이 돼도 중증화나 치명률이 조금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재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새 의료·방역 대응체계를 마련해 오는 13일 중대본 회의에서 발표한다. 예방접종 확대 여부,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를 포함한 방역조치 조정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손 반장은 “현재 재유행 상태로 진입했는지에 대해선 예측모형을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예측모형 추세와 이 과정 중 중증·사망 피해가 어느 정도 나올지 등을 판단하면서 방역조치를 어떻게 변경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는 11일엔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정부에 감염병 정책 제언을 하는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첫 회의가 열린다. 위원장인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를 비롯한 자문위원들은 첫 회의를 비대면으로 열고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 전환 여부 재검토 등 방역조치에 대한 안건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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