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즈상 품고 입국 허준이 교수 "수학은 가끔 적당히 포기할 줄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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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가끔 적당히 포기할 줄 아는 마음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포기해야 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잘 판단하는 게 직관인데, 집착하기보다는 마음을 조금 더 편안하게 하고 스스로에게 친절하면서 본인의 마음이 가고 재미있는 방향으로 공부하고 연구했으면 좋겠어요."
한국계 첫 필즈상 수상 영예의 주인공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고등과학원 석학교수)는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며 수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는 요청에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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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가끔 적당히 포기할 줄 아는 마음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포기해야 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잘 판단하는 게 직관인데, 집착하기보다는 마음을 조금 더 편안하게 하고 스스로에게 친절하면서 본인의 마음이 가고 재미있는 방향으로 공부하고 연구했으면 좋겠어요.”
한국계 첫 필즈상 수상 영예의 주인공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고등과학원 석학교수)는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며 수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는 요청에 이같이 말했다.
허 교수는 “수학은 꾸준히, 진득하게 붙잡고 앉아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 하는 게 흔히들 강조돼 왔는데 여기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한말씀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점을 당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자신이 어려운 문제를 이해할 준비가 안됐거나 아니면 인류 전체가 아직 이해할 정도로 준비가 안된 문제들이 많이 있다”며 “그럴 때 1년이고 붙잡고 있으면서 집착하기보다는 조금 더 편안하게 스스로에게 친절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상 소감에 대해 그는 함께 열심히 연구한 동료를 대표해 큰 상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고 했다. 허 교수는 “많은 분들이 함께 기뻐해 주셔서 더 행복하다”며 “앞으로 한국 수학계의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역할이 조금 더 커진 듯해 마음이 무겁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행복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13일 고등과학원에서 수상 기념 강연을 하고 부모님과의 가족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이후 고등과학원 연구원들과 학술적 상호작용을 진행하며 여름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허 교수는 “제가 살면서 필요한 것들, 배워야 하는 것들이 있을 때 딱 그것을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들을 딱 필요한 때에 순서대로 만났던 것 같다”며 자신에게 도움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국내 수학자들의 학문적 성취도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한국 수학자들이 최근에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고 특히 젊은 수학자들 중 도드라지게 뛰어난 분들도 굉장히 많다”며 “저는 그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많은 10대, 20대가 시행착오를 겪는 것처럼 저도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어왔다”며 “제가 걸어온 길이 구불구불하기는 했지만 저한테는 그게 가장 좋고 빠르고 최적화된 길이었던 것 같고 마음을 여유롭게 갖고 천천히 차근차근 한발짝, 한발짝 걸어나가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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