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 "토사구팽" vs "자업자득"[이준석 중징계]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8일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토사구팽”과 “자업자득”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무슨 품위를 잃었다는 걸 가지고서 징계를 한 모양인데 내가 보기에는 잘 납득이 안 된다”며 “순리적으로 해결을 못하고 대표를 징계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잘 맞지가 않는 얘기”라며 이 대표의 중징계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가 당대표가 됨으로써 일반 국민에게 ‘저 당이 그래도 꼴통 보수같이 생각했는데 앞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겠구나’ 하는 이런 기대감을 준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에도 역할이 컸다”며 “이런 것까지 생각하면 당이 (이 대표에 대해)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알아야 할 거 아니냐. 정치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항을 윤리적인 잣대, 당규 이런 걸 가지고서 해결하려고 그러니까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 징계로 인해)국민의힘 지지율은 상당히 빠질 거라고 본다”며 “내가 보기에는 국민의힘은 이번에 이 사태로 인해서 치명상을 입은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당대표를 물증없이 심증만으로 징계한 건 부당하다”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건 극렬 유튜버의 농간에 발맞춘 윤리위”라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대표는 윤리위 결정을 존중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에서 이 대표를 향해 “대표직 사퇴하지 말고 6개월간 직무대행 체제를 지켜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시라”며 “정직 6개월간은 오로지 사법적 절차를 통해 누명을 벗는데만 주력하라”고 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도 SNS에서 “이 대표는 일단 윤리위의 결정에 승복하고, 앞으로 발언을 자제하고 자숙하며,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그래야 당도 살고 정치인 이준석도 회생의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내 인사 대부분은 말을 극도로 아끼는 분위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리위 결정에 대해 ‘금언령’을 내렸다. 그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윤리위 결정에 대해 익명 인터뷰는 절대 하지 말자는 부탁을 드린다”며 “지금은 말 한마디가 당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도 일제히 입을 닫았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는 현재 이 대표의 징계에 대한 찬반 의견이 1분에 수개씩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 당원은 “당원이 뽑은 당대표를 증거도 없이 가세연 같은 황색 유튜버의 말을 듣고 징계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다른 당원도 “당대표를 토사구팽한 윤리위 배후에 누가 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썼다.
반면 이 대표 징계를 찬성하는 다른 당원은 “이 대표의 징계는 사필귀정, 자업자득, 자승자박”이라며 “그간의 선거 승리는 윤석열이란 인물에 힘입어 승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당원도 “다 자업자득”이라며 “그동안 이 대표는 자신이 보여준 행동을 되돌아보라”고 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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