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 "토사구팽" vs "자업자득"[이준석 중징계]

유설희 기자 2022. 7. 8. 16: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성비위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 대회의실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8일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토사구팽”과 “자업자득”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무슨 품위를 잃었다는 걸 가지고서 징계를 한 모양인데 내가 보기에는 잘 납득이 안 된다”며 “순리적으로 해결을 못하고 대표를 징계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잘 맞지가 않는 얘기”라며 이 대표의 중징계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가 당대표가 됨으로써 일반 국민에게 ‘저 당이 그래도 꼴통 보수같이 생각했는데 앞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겠구나’ 하는 이런 기대감을 준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에도 역할이 컸다”며 “이런 것까지 생각하면 당이 (이 대표에 대해)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알아야 할 거 아니냐. 정치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항을 윤리적인 잣대, 당규 이런 걸 가지고서 해결하려고 그러니까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 징계로 인해)국민의힘 지지율은 상당히 빠질 거라고 본다”며 “내가 보기에는 국민의힘은 이번에 이 사태로 인해서 치명상을 입은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당대표를 물증없이 심증만으로 징계한 건 부당하다”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건 극렬 유튜버의 농간에 발맞춘 윤리위”라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대표는 윤리위 결정을 존중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에서 이 대표를 향해 “대표직 사퇴하지 말고 6개월간 직무대행 체제를 지켜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시라”며 “정직 6개월간은 오로지 사법적 절차를 통해 누명을 벗는데만 주력하라”고 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도 SNS에서 “이 대표는 일단 윤리위의 결정에 승복하고, 앞으로 발언을 자제하고 자숙하며,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그래야 당도 살고 정치인 이준석도 회생의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내 인사 대부분은 말을 극도로 아끼는 분위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리위 결정에 대해 ‘금언령’을 내렸다. 그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윤리위 결정에 대해 익명 인터뷰는 절대 하지 말자는 부탁을 드린다”며 “지금은 말 한마디가 당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도 일제히 입을 닫았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는 현재 이 대표의 징계에 대한 찬반 의견이 1분에 수개씩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 당원은 “당원이 뽑은 당대표를 증거도 없이 가세연 같은 황색 유튜버의 말을 듣고 징계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다른 당원도 “당대표를 토사구팽한 윤리위 배후에 누가 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썼다.

반면 이 대표 징계를 찬성하는 다른 당원은 “이 대표의 징계는 사필귀정, 자업자득, 자승자박”이라며 “그간의 선거 승리는 윤석열이란 인물에 힘입어 승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당원도 “다 자업자득”이라며 “그동안 이 대표는 자신이 보여준 행동을 되돌아보라”고 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