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유세 도중 일어난 아베 전 총리 저격 사건.. 현장은 아수라장

박용하 기자 2022. 7. 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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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습 사건은 대낮에 진행된 선거 유세 도중 발생한 것이라 일본 사회의 충격은 컸다. 둔탁한 총성과 함께 아베 전 총리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모습은 청중들에게 그대로 노출됐으며 실신하는 이들이 나오는 등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아베 전 총리는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으며 용태가 안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은 8일 오전 11시 30분쯤 아베 전 총리가 나라현 나라시의 야마토 니시다이지역 근처 거리에서 청중들을 향해 연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그는 이날 참의원 선거에 나온 자민당 후보들의 지원을 위해 각 지역을 돌며 지원 유세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연설을 시작한지 불과 1~2분만에 현장에서는 흰색 연기와 함께 총성이 두 차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아베 천 총리는 목과 가슴에서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현장에 있던 한 20대 남성은 “폭죽같은 큰 소리가 울렸고 그 뒤 아베 전 총리가 쓰러졌다”고 전했다.

당시 유세장에는 경호원들이 있었으나 전직 해상자위대 장교인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아베 전 총리의 등뒤에서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해 정확한 총격을 가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에 있던 한 50대 여성은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범인은 (아베 전 총리의) 3~4m 정도 뒤에서 갑자기 총을 쐈다”라며 “그는 총을 쏘는 순간에도 뭐라고 소리치거나 말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반면 아베 전 총리 근처에 있던 자민당 관계자는 “(범인은) 10m 정도 떨어져 총을 쐈다”라며 “눈앞에서 일어난 일로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야마가미가 특이한 형태의 총을 사용했고, 카메라를 촬영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기에 경호원들의 경계를 피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이날 2개의 쇠파이프를 검정색 비닐 테이프로 묶은 수제 총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사건 초기 권총인지 산탄총인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가 쓰러진 뒤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유세장에는 30여명의 청중들이 있었으며 눈 앞에 벌어진 참사에 비명을 지르거나 실신하는 이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는 셔츠에 피가 묻은 채 도로에 누워 있었으며 근처에 있는 보좌진들은 애타게 의료진을 찾으며 시급히 응급처치를 했다. 아베 전 총리는 구급차로 이송하는 초기 단계에는 의식이 있었고 말을 걸면 반응하기도 했으나, 이후 의식을 잃고 심폐정지 상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요원들은 그를 푸른 시트로 가린 상태로 구급용 헬기에 옮겨 싣고 나라현립의과대 부속병원으로 이송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현재 의식이 없으며 용태가 안좋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NHK는 소방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그의 우측 경부(목)에 총상으로 인한 출혈이 있으며, 왼쪽 가슴 피하 출혈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가) 현재 심각한 상황이라고 듣고 있다”라며 “의사들이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응급조치를 하면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신께서) 목숨을 살려주시도록 진심으로 기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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