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종말 고했던 기후변화, 미래 벽화 주인공은 인간일까[금주의 B컷]

권도현 기자 2022. 7. 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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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3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을 찾았습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씨에 야외수영장은 물놀이로 더위를 식히는 이들로 붐볐습니다. 당장이라도 지친 몸을 물에 담그고 싶었지만, 마감을 위해 아쉬운 발길을 돌렸습니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걷던 중 간담이 서늘한 장면이 눈에 띄었습니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공룡 바로 아래서 한 어르신이 태연하게 낮잠을 주무시고 있었습니다. 숨 막히는 폭염에 어르신은 ‘입 벌린 공룡 아래서 잠을 자는 스릴’ 정도는 있어야 더위를 잊으실 수 있었나 봅니다.

요새 부쩍 ‘날씨 뉴스’가 많아졌습니다. 한 달 전엔 가뭄으로 갈라진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를, 일주일 전엔 연일 이어진 폭우를 렌즈에 담았습니다. 뷰파인더로 바라본 폭염에서 ‘재해’의 모습을 봅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20일~7월3일 온열질환자 수는 43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2.9배나 됩니다.

렌즈에 담긴 할아버지와 벽화 속 공룡을 보니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기후위기 시대를 마주하고 있는 인간은 언젠가 벽화로만 남게 되는 것은 아닐지.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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