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뺑소니 전직 경찰서장..'운전자 바꿔치기' 정황도

지인이 대신 운전했다며 거짓 진술..경찰 "낱낱이 밝힐 것"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무면허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고 달아난 전직 경찰서장 측이 범행을 숨기기 위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전직 총경 A씨의 지인 B씨는 사고 이후 수사관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사고 차량을) 운전했다"며 거짓으로 진술했다.

B씨는 이와 함께 뒤로는 피해 차량 운전자 가족을 만나 사고를 덮는 대가로 '1천800만원을 주겠다'며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석연치 않은 사고에 대한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A씨는 끝내 자신이 차량을 운전했다고 시인했다.

A씨는 지난해 범법행위로 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거짓 진술을 한 지인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라며 "적용 혐의 등에 대해서는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 경위를 철저하게 수사해 모든 의혹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시께 전주시 덕진구의 한 교차로에서 자신의 BMW 차량을 몰다가 무리하게 차선을 넘어 싼타페 차량을 들이받고 달아났다.

피해 차주는 "음주가 의심된다"면서 신속한 검거와 음주 측정을 요구했으나 관할 경찰서 수사관은 "시간이 지나 의미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논란이 됐다.

A씨는 수년 전 사고를 낸 도로를 관할하는 경찰서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경찰청은 일련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관할 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직접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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