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헬싱키대 수석고문 "핀란드, 러에 충격받아 나토행"

김정은 2022. 7. 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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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 대학교 수석 고문인 정치학자 이로 세르케 박사는 7일 연합뉴스 이메일 인터뷰에서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결정과 관련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초부터 핀란드 외교, 안보 정책 노선에는 소위 '나토 옵션'이 있었다"며 "모두 이 옵션을 쓰지 않기를 바랐지만 결국 나토에 가입으로 핀란드는 이제 냉전 시대를 마침내 완전히 떠나게 될 것이고 정치적 동맹을 군사적 동맹으로까지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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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예측불가한 행동과 잔혹성에 '나토 옵션' 가동"
나토 합류로 유럽·대서양 지역 안보 강화 전망..북유럽 국가 협력 심화 예상
지난 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왼쪽부터),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이 양국 나토 가입의정서에 서명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헬싱키=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현재는 핀란드에 대한 러시아의 즉각적인 위협은 없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예측불가한 행동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공격 탓에 핀란드가 안보를 최대한으로 강화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 수석 고문인 정치학자 이로 세르케 박사는 7일 연합뉴스 이메일 인터뷰에서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결정과 관련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군사 동맹 가입으로 억제력을 강화하고 우리의 국가 안보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핀란드는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적 입장을 지키며 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채 나토와 협력 관계만 유지해왔다. 그러나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5월 나토 가입을 선택했다.

세르케 박사는 "핀란드는 1995년 유럽연합(EU) 가입으로 중립을 포기하고 서방 쪽으로 이동한 셈"이라며 "당시 우리는 EU와 정치적으로 제휴하지만 군사적으로는 비동맹을 유지하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초부터 핀란드 외교, 안보 정책 노선에는 소위 '나토 옵션'이 있었다"며 "모두 이 옵션을 쓰지 않기를 바랐지만 결국 나토에 가입으로 핀란드는 이제 냉전 시대를 마침내 완전히 떠나게 될 것이고 정치적 동맹을 군사적 동맹으로까지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 수석 고문인 정치학자 이로 세르케 박사 [이로 세르케 박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르케 박사는 핀란드는 물론 스웨덴도 나토에 가입하게 되면서 유럽·대서양 지역의 안보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토 내에서도 다자간 협력의 새로운 기회를 열고 북유럽 국가끼리 더 협력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세그는 핀란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3개월 만에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나토 가입이라는 중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급격히 불어난 국민 지지 여론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잔혹한 공격은 핀란드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며 이번 전쟁 전에는 국민의 대략 25% 정도만 나토 가입에 찬성했지만, 전쟁이 시작된 뒤에는 3개월도 안 돼 세 배가 됐다고 말했다.

핀란드 일간지 '헬싱긴 사노마트'가 지난 6월 말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79%에 달했다.

세르케 박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제2차 세계대전, 특히 '겨울 전쟁'에 대한 핀란드인의 기억이 되살아 났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 전쟁 당시 핀란드는 소련이라는 적군을 상대로 홀로 싸워야 했고 이런 기억들은 세대에서 세대로, 또 역사로 전해져왔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러한 집단 기억을 다시 불러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1천340㎞에 달하는 국경을 접하는 핀란드는 과거 100여 년간 러시아의 지배를 받은 적이 있고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소련과 두 번의 전쟁을 치러 수만명의 희생자가 났다.

최근 수십 년간 양국은 경제 교류 등을 통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이러한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세르케 박사는 "핀란드는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를 충실히 지키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잔혹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이는 분명히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관계가 냉전 후 경제 관계에 기반한 실용주의적 관점이었다면서 러시아가 계속 핀란드와 지리적으로 인접하는 한 미래에도 핀란드는 여전히 현실적인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와 협력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서방, 그리고 그 일부로서 핀란드와의 대화를 향후 어떻게 발전시킬지는 상당 부분 러시아에 달렸다"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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