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특파원 "안전 자부하던 일본에서 이런 일이.. 충격적"

김태훈 2022. 7. 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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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유명한 인물을 향해 총을 쏜다는 것은 스스로 '너무나 안전하다'고 자부하는 나라에서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총기 공격을 받고 쓰러진 뒤 영국 BBC의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도쿄 특파원이 내놓은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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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 "일본은 총기 범죄 없는 줄 알았는데.."
NHK 뉴스 화면에 꽂힌 시선.. 신문도 호외 발행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총기 피습 직후 충격에 휩싸인 일본 시민들이 이 뉴스를 전하는 호외 신문을 살펴보고 있다. 도쿄=EPA연합뉴스
“그렇게 유명한 인물을 향해 총을 쏜다는 것은 스스로 ‘너무나 안전하다’고 자부하는 나라에서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총기 공격을 받고 쓰러진 뒤 영국 BBC의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도쿄 특파원이 내놓은 반응이다.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을 남의 일 바라보듯 했던 일본 사회가 극도의 혼란에 휩싸였다는 게 윙필드헤이스 특파원의 시각이다.

아베 전 총리는 참의원(상원 해당) 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날 오전 11시30분쯤 나라(奈良)시에서 자민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유세를 하던 도중 괴한이 쏜 총에 맞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용의자는 41세 남성인데 NHK는 “해상자위대에 3년간 복무하고 2005년 퇴직한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 죽이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윙필드헤이스 특파원은 BBC 뉴스에서 “아베 전 총리는 전속 경호팀을 거느리고 있었다”며 “하지만 총격범은 어떤 종류의 검문이나 장벽도 없이 아베 전 총리로부터 불과 몇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에서 총기 범죄는 매우 드물고, 총을 소유하는 것조차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일본은 그동안 총기 범죄의 ‘무풍지대’로 알려져 왔다. 2014년의 경우 미국은 총기로 인한 사망 사건이 한 해에만 무려 3만3599건이나 발생한 반면 일본은 비슷한 사건이 단 6건에 그쳤다. 일본에서는 총을 사려면 엄격한 검사, 특히 정신건강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검사를 통과하더라도 사냥에 쓰는 산탄총이나 공기총 정도만 보유가 허용된다. 미국처럼 권총이나 실탄 수십발 장전이 가능한 돌격소총 구매 같은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총기 피습 직후 심각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윙필드헤이스 특파원은 영어권 국가 시청자들을 의식한 듯 “많은 사람들이 첫번째로 총이 무엇이었는지, 두 번째로 어떻게 일본에서 민간인이 총을 손에 넣을 수 있었는지 궁금해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직접 총을 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총격범이 체포될 때 찍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나도는 사진들을 보면 총의 생김새가 무척 조악해 집에서 만든 것 같다.

일본 사회는 갑작스러운 총기의 등장도 놀랍지만 특정 정치인을 노린 테러 같은 정치적 폭력 사건이 그간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윙필드헤이스 특파원은 아베 전 총리와 오래 함께 일한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가 이 사건을 “민주주의 지지자들을 겨냥한 공격”으로 규정한 점 등을 소개하며 “전 세계에서 이번 사건을 비난하는 반응이 신속히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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