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전력수요 또 기록경신..수급 우려 커진다
때이른 무더위로 하루 전력수요가 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정부 예상보다 전력수요가 가파르게 늘면서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마가 이어지자 태양광 발전마저 급감했다. 아직 7월 초이지만 예비전력이 연일 안정 수준을 밑돌고 있어 비상체제에 가까워진 상황이다.
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7일 오후 5시 기준, 최대 전력수요가 9만2990MW(메가와트)까지 치솟아 기존 최대 기록인 2018년 7월 24일 오후 5시의 9만2478MW를 넘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둘째 주에 전력수요가 9만1700MW∼9만5700MW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시점이 한 달 넘게 앞당겨진 것이다. 전날인 6일에도 전력수요가 9만1938MW까지 올라 지난해 여름철 최대치를 넘어서기도 했다.
전력수요가 급증하며 7일 예비력도 6726MW에 그쳤다. 총 공급능력(정비·고장 발전기 제외)에서 현재 사용 중인 전력을 제외한 예비력은 통상 1만MW 이상이어야 안정된 상태로 평가한다.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와 열대야로 최근 전력수요는 급증하는 추세다. 전력거래소는 “한반도에 고온다습한 기류의 유입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체감온도가 33~35도를 넘으면서 냉방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폭염으로 전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높다. 앞서 산업부는 8월 둘째 주, 예비력이 전력수급 비상경보 ‘준비’ 발령 단계 범위인 52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이상 고온과 발전기 고장 등 돌발사태로 인해 예비력이 더 떨어지면 2011년 9·15 순환정전 같은 전력대란이 재현될 수도 있다. 당시, 9월 중순 늦더위가 닥치자 전국에서 일시에 전기가 끊기는 대정전(블랙아웃) 사태를 막기 위해 전력거래소는 순환정전을 시행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 여름 전력수요는 정부가 발표한 전망치 범위 내에 있다”며 “예비력 상황도 수급 비상단계 이상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흐린 날씨로 태양광 전력공급이 줄어든 점도 변수다. 7일 전력수요는 전날보다 1000MW 이상 늘었지만 흐린 날씨 탓에 태양광 발전량은 600MW 줄었다. 당장 기댈 곳은 석탄이나 원자력 발전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설비가 가동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 석탄이나 원자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여름철 안정적인 원자력발전소 운영을 당부하고자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원전을 방문했다. 고리 2호기는 지난달 23일 설비 고장으로 정지한 뒤, 설비 교체 후 30일부터 재가동했다.
박 차관은 “올 여름 전력수급이 어느 해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원전은 국내 전력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원전이 올 여름 전력 공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안전운영해 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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