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례 케이스' 말한 권성동..이준석, 6개월 후 당대표 복귀?
김근식 "이준석이 받은 징계 과도하다면,
노무현·윤석열·한동훈처럼 이길 수 있다"
“과거 김순례 최고위원도 5·18 관련 망언으로 3개월 당원권이 정지됐다. 그 정지기간 이후 최고위원으로 복귀한 전례가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과 관련해, 향후 당 운영과 관련해 자신이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면서 한 말이다.
권 원내대표의 이 발언은 6개월 후 이 대표가 당대표직에 복귀하게 될 것이란 뜻으로도 해석된다. 정치권에선 징계를 받은 이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사퇴한 후 국민의힘이 조기 전당대회를 실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권 원내대표가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준석 당대표직 자진 사퇴하면 차기 당권 놓고 또 혼란
윤리위가 이날 새벽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 후, 당내에서는 징계 효력 발효 시점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전날 징계 결정만 발표한 후, 향후 이 대표에 대한 징계가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퇴장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징계를 계기로 자진사퇴하는 궐위 상태를 전제로 향후 전망이 제기돼 왔다. 이 대표의 잔여 임기(내년 6월까지)만 맡는 당 대표를 뽑는 임시 전당대회를 할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이후 임기 2년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정기 전당대회를 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쟁점은 차기 총선 공천권이다. 당헌·당규를 고쳐 전임 대표의 잔여 임기가 아닌 2년짜리 지도부를 뽑는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 경우 새 당대표는 차기 총선 공천권을 갖는다. 그러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전 원내대표와 안철수 의원,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각기 처한 상황에 따라 셈법이 모두 다르다.
◇징계 발효 시점 논란되자, 권성동”즉시 원내대표가 직무대행”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당 윤리위의 징계를 비판하며 아직은 자신이 당대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당원권 정지가 최종 확정되는 시기는 언제냐’는 질문에 “징계 처분권이 당대표에게 있다”며 “지금은 가처분, 재심 등을 판단해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윤리위 규정을 보면 징계 처분권은 당대표에게 있다”며 “납득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경우, 저는 징계처분을 보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징계가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최고위도 그대로 주재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최고위는 다음 주 월요일에 열게 돼있으니, 주말에 판단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진 사퇴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가 선을 그었다.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권 원내대표는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 당 대표 권한이 정지되고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의) 업무가 6개월 정지되는 것이라 ‘사고’로 해석돼서 직무대행 체제로 보는 게 옳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의 권한이 정지되는 것이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권 원내대표 자신이 당 대표 직무대행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 징계를) ‘사고’로 봤을 때는 ‘직무대행체제’이고 ‘궐위’로 봤을 때에는 ‘권한대행체제’가 된다고 실무자로부터 보고받았다”고 언급했다.
◇권성동, ‘궐위’ 아닌 ‘사고’ 표현 사용…김순례 ‘조용한 복귀’ 언급
이 말과 함께 나온 이름이 ‘김순례’다. 앞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윤리위는 2019년 4월 ‘5·18 공청회’에서 5·18 유가족을 향해 “괴물집단”이라는 발언을 한 김순례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다. 김 전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3개월 뒤 최고위원회의에 복귀해 활동을 이어갔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윤리위로부터 징계를 받아 당원권이 6개월 간 정지된 것을 ‘사고’라면서, ‘궐위’는 아니라고 했다. 앞으로 6개월간 여전히 당대표는 이 대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는 “과도한 해석과 거친 표현은 자제해달라”며 소속 의원들에게 입단속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 “특히 익명 인터뷰는 절대 하지 말자는 부탁도 드린다”고 했다. 지금까지 몇 달간 익명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가 언론 인터뷰에 나서 이 대표를 공격해 온 것을 우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이 대표를 익명으로 더 이상 공격하지 말라는 요청이기도 하다.
◇'입을 닫고, 굵고 강한 원칙적 대응만’ 조언도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6개월간 최소한의 대응만 하면서 잠행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면서, 오히려 향후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에게 ‘조용히 강해진 후 복귀’를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여당 이기게 도와달라’ 발언으로 국회에서 탄핵됐을 때,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무정지됐을 때, 한동훈 검사장이 ‘권언유착’ 사건으로 좌천됐을 때 등 세 개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이 대표가 억울하고 징계가 과도하다면 노무현, 윤석열, 한동훈처럼 결국 제자리로 복귀하고 이길 수 있다’며 “세 명의 공통점 ‘입을 닫고, 굵고 강한 원칙적 대응만 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관저에서 침묵으로 일관했고, 윤 총장은 법적 대리인을 통해 법원과 다투면서도 본인은 최대한 말을 아꼈다. 한 검사장은 꼭 필요한 입장문만 내고 조용히 기다렸다”며 “잦은 인터뷰, 과도한 언론노출, 폭풍 SNS를 자제하고 조용히 강해야 당도 살고, 이준석도 회생의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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