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유세 중 3~5m 뒤 2발 총격..'수제 총 테러에 심정지'(종합3보)
TBS "의식 없고 생명 위험하다는 정보 들어와"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김정률 기자,김예슬 기자,이서영 기자,이유진 기자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8일 나라현 나라시에서 가두 유세 연설 중에 총격을 받아 쓰러졌다.
NHK방송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오전 11시30분쯤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에서 연설하던 중 총성과 비슷한 소리가 2번 울리자 가슴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연설이 시작된 지 1~2분 뒤에 2발의 총성이 들렸다고 말했다. 경찰 당국은 아베 전 총리가 구급차에 실려갈 때까지만 해도 의식이 있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심폐정지 상태이며, 인근 병원에 실려갔다가 헬기를 통해 가시하라시에 있는 나라현립 의과대학 병원으로 이송됐다. 심폐 정지는 심장과 호흡이 정지했으나, 의료진으로부터 사망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따르면 일본 소방청은 아베 전 총리가 오른쪽 목에 총상을 입었고, 왼쪽 가슴에도 피하 출혈이 있어 집중 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교도통신도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전 총리가 뒤에서 왼쪽 가슴을 노린 총을 맞았다고 전했다.
자민당 아베파 관계자는 아베 전 총리가 오는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8일 나라시에서 가두 연설을 하고, 이후 교토부에서도 가두 연설을 한 뒤 사이타마현으로 갈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자민당 나라현지부는 오후 1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전 총리가 현장에 오전 11시19분쯤 도착했으며, 청중에게 손을 흔든 뒤 11시29분쯤 응원 연설을 시작했고 11시30분쯤 발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설은 약 10분간 실시될 예정이었다.
◇총격범은 41세 남성…"수제총으로 쏴" "해상자위대 출신"
용의자는 살인미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체포 당시 그는 마스크에 안경, 셔츠와 긴바지 차림이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총성이 한 번 울렸을 때 아베 전 총리의 약 5m 뒤에 남자 한 명이 있었고, 다시 한 번 펑 소리가 났다. 경호원이 그 자리에서 남자를 붙잡았고, 남자는 검은 통을 비닐로 둘둘 감은 듯한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 붙잡힐 때는 다소 저항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목격자들은 총격범과의 거리가 대략 2.5~3m 정도 된 것으로 짐작했다.
신원은 나라시에 거주하는 야마가미 데쓰야(41)로 알려졌다. 후지TV는 용의자가 해상자위대 장교 출신이라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2002년 임기부 자위관으로 입대해 2005년에 퇴직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앞서 용의자가 사용한 무기를 산탄총으로 추정했지만,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라현 경찰은 이후 "아베 전 총리가 산탄총이 아닌 권총에 맞았다"고 밝혔다. 다만 수사 관계자는 NHK에 "압수된 총은 수제 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범인은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을 품고 "죽이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죽 소리인 줄 알았다"…"충격 받아 그 자리에 쓰러져"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총격 현장을 본 여성 스태프가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 쓰러졌다고 보도했다.
주위에는 경호원을 포함해 약 20명 정도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마이크로 "의사는 없습니까?" "진정해 주세요" 등의 음성이 나왔고, 누군가가 근처 은행에 있던 자동제세동기(AED)를 가져왔다.
발포 당시 가까이에 있었다는 한 여성 목격자는 NHK 인터뷰에서 "아베 전 총리가 연설을 하고 있는데 뒤편으로 남자가 왔다"며 "두 번째로 (총이) 발사되는 순간 그가 쓰러졌고 주변 사람들이 모여 심장 마사지를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인근에서 바를 운영하는 닛타 도요라는 남성은 마이니치 인터뷰에서 "처음엔 누가 장난으로 폭죽을 터뜨린 줄 알았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놀랐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SNS)상에도 현장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그중 11시35분쯤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에는 양복을 입은 여러 명의 남성들이 누군가를 잡고 있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참의원 선거 앞두고 정치 지형 대격변
불과 이틀 남은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정치권은 대격변을 맞게 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야마가타현에서 유세 연설을 하다 일정을 바꿔 도쿄로 돌아가기로 했다. 기시다 총리를 수행하던 관계자는 "수시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향후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는 11시45분 이 사건과 관련해 대책실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일본 경찰청 또한 경비국장을 수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자민당의 선거운동은 일시 중지됐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참의원 선거 응원 연설을 위해 전국 각지에 가 있는 각료들에게 즉시 도쿄로 돌아올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모든 입후보자에게 선거 운동을 취소하도록 지시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당들도 선거운동을 멈추고 있다. 공명당은 입후보자들에게 "모두 자숙하라"고 연락했고, 일본유신회 또한 당대표와 당 부대표의 가두 연설을 모두 중지했다.
이미 판세는 자민당에 유리하게 흘러가던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8일 FNN은 조사와 취재를 통해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이 개선 의석 중 과반을 웃도는 70석대 의석을 획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가 유명무실해지면 기시다 총리는 '상왕'으로 불리던 아베 전 총리의 간섭 없이 좀더 독립적인 결정권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인사권에 간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마쓰노 관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시마다 가즈히사 방위성 차관을 교체한 기시다 총리의 결정에 "불쾌하다"는 심기를 드러냈다.
아베 전 총리의 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도 유임을 요구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교체를 거부했다. 일본 주간지 뉴스포스트세븐은 이를 두고 "기시다 총리는 '인사권은 나에게 있다'며 현직 총리의 힘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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