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하청노동자 파업에 대우조선 마비..노-노 갈등 비화 조짐

강대한 기자 2022. 7. 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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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파업 장기화로 사측이 근무시간 조정 등 긴축경영에 나서자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원·하청 대부분의 노동자들에게도 불똥이 튀어 일을 못하게 되면서 노-노 갈등으로 비화할 우려가 나온다.

이에 맞서 금속노조 경남지부도 8일 입장문을 내고 "박두선 사장은 하청노동자를 벼랑으로 내모는'비상경영'이 아닌 하청노동자와 함께 하는 '정상경영'을 해야 한다"면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요구를 대화가 아닌 공권력을 동원한 폭력적 탄압으로 답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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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넘는 손실에 긴축경영 나선 회사..근무시간 대폭 조절
하청노조 파업에 원청노조 "내부 구성원들도 힘들다"
대우조선해양 1도크 전경. 사진 속 빨간 동그라미 부분이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서 점거농성 중인 곳.(대우조선 제공)2022.7.5.© 뉴스1

(거제=뉴스1) 강대한 기자 =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파업 장기화로 사측이 근무시간 조정 등 긴축경영에 나서자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원·하청 대부분의 노동자들에게도 불똥이 튀어 일을 못하게 되면서 노-노 갈등으로 비화할 우려가 나온다.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지난 6월2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Δ임금 30% 인상 Δ상여금 300% 인상 Δ노조 전임자 인정 Δ사내 노조 사무실 지급 등이다.

이들은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지난달 18일부터는 1도크를 점거, 22일에는 하청지회 부지회장이 도크 내 가로·세로·높이 1m의 철 구조물을 만들어 입구를 용접하고 자신을 스스로 가뒀다. 인화성 물질인 시너 2통을 옆에 끼고서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배에 물을 채우는 진수작업이 중단됐다. 진수 지연에 따라 회사는 하루 260여억원씩 매출 감소와 60여억의 고정비 손실을 겪고 있다. 현재 3000억원이 넘는 손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뿐만 아니라 LD(인도 일정 미준수로 인한 지체보상금)까지 감안하면 공정 지연에 따른 피해 금액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6일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1도크 선후 공정에 모두 부하가 걸려 직원들의 초과근로(O/T·overtime)나 특근을 조정하고 야간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골자다.

생산부서에서는 이미 잔업 및 특근이 없어졌으며, 1도크의 야간 골리앗크레인 운전수·신호수 등은 휴업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회사는 직원들의 주간 근무 8시간을 4시간으로 축소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하계휴가(7월말) 전 실시할 예정이다.

대우조선 원·하청 2만1000여명의 직원 중 120여명, 0.5%의 하청지회 일부 조합원들의 도크 무단점거로 대우조선 전체가 마비되자, 회사 안팎에서도 시선이 곱지 않은 모양새다.

박 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만에 찾아온 조선 호황,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지역 및 국가 경제 활성화 등의 기회가 불법 파업으로 인해 물거품이 되고 있다”며 하청지회 파업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맞서 금속노조 경남지부도 8일 입장문을 내고 “박두선 사장은 하청노동자를 벼랑으로 내모는‘비상경영’이 아닌 하청노동자와 함께 하는 ‘정상경영’을 해야 한다”면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요구를 대화가 아닌 공권력을 동원한 폭력적 탄압으로 답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대우조선 정문 앞에서 ‘조선하청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연다.

반면 대우조선해양현장책임자연합회는 불법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회사 안에서 준비했다. 이들은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원청노조) 소속 조합원으로, 자발적으로 모였다.

최상규 대우조선지회 대외협력실장은 “잔업과 특근으로 임금구조가 맞춰져 있는데 이걸 못하면 직원들이 어려워진다”면서 “노·사의 강대강 대결구도가 계속되다 보니 좋지 않게 보는 시선도 많고 저희 내부 구성원들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원·하청노조가 소속된 민주노총 금속노조경남지부의 강연석 선전부장은 “파업이라는 수단 자체가 생산을 멈춰 회사쪽에 피해를 입혀 압박을 가하는 헌법상 보장된 수단이다”면서 “이 노노갈등을 누가 만들었느냐, 상황을 해결하지 않고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며 대우조선과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을 겨냥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대우조선 사내협력사 소속 40대 이모씨는 “하청노조의 파업으로 회사전체가 마비돼 내가 일을 못할 처지에 놓이고, 돈을 못 벌게 생겼다. 노조 활동을 마냥 좋게 볼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rok18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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